5주째 상승… 서울 평균 1804원, 전국 1739원지정학적 위기 속 국제유가 150달러 상승 가능성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 불구 "환율 상승에 인하 효과 없어"
  • 국내 휘발유값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서울 평균 휘발유값은 리터(ℓ)당 1800원을 넘어섰다. 

    일각에선 휘발유값의 추가 상승을 점치면서 이른 시일 내에 리터당 20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휘발유값이 2000원을 넘어선 것은 2012년이 마지막이다.

    휘발유값 상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위기 등으로 국제유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2일 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다. 

    2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값은 1월 셋째주부터 5주 연속 올랐다. 22일 기준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일대비 3.27원 오른 리터당 1804.97원을 기록했다. 

    이미 서울 일부 주유소들은 리터당 2500원이 넘는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 전국 휘발유 평균가격도 전일대비 2.88원 오른 리터당 1739.36원을 기록했다. 

    국내 유가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국제유가가 연일 최고가를 기록하며 상승세다. 급기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100달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21일 현지시간 북해산 브렌트(Brent)유는 1.85달러(1.98%) 오른 배럴당 95.39달러를, 중동산 두바이(Dubai)유는 전일대비 배럴당 1.43달러 상승한 91.73달러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8일 기준 90.2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 에너지경제연구원은 러시아가 세계 석유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주요 원유 생산국인 만큼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 세계가 에너지 대란에 휩싸이며 국제유가가 최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글로벌 지정학적 변수로 국내 휘발유값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유가는 대략 2∼3주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가 기준으로 삼는 싱가포르 현물 시장 가격이 8주간 연속해서 올랐고 국내 기름값은 5주 연속 오른 상황이라 앞으로 3주간은 휘발유 가격 상승이 지속될 전망이다. 

    휘발유값이 유류세 인하 직전과 비슷한 1800원대로 올라섬에 따라 정부는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조치를 연장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 유가 상승에 더해 원화 약세도 국내 가격을 자극하고 있어 정부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적은 상황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현재 국제유가 상승 충격 완화에 기여하고 있는 유류세 20% 인하조치는 4월말 종료 예정이나 국제유가 동향을 보아가며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다만 현재와 같은 유가 급등과 환율 강세에 따른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국내 휘발유값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