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만, 작년 영업익 10배 '껑충'… 삼성 인수 후 최대치AR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업체 아포스테라 인수 M&A 시동LG전자, ZKW 인수 이어 마그나 합작 출범… 경쟁력 확대 총력전장사업 시장 2024년 480조… "친환경 전기차 부품 고성장"
  • ▲ (자료사진). ⓒLG전자
    ▲ (자료사진). ⓒ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전장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자율주행차로 전환되면서 전장사업의 성장세도 가팔라질 전망이다.

    2일 삼성전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만 부문의 영업이익은 599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9% 증가했다. 2017년 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한 이후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도 9.3% 증가하며 10조원을 돌파했다. 당기순이익은 357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거둔 하만은 지난달 독일의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업체 아포스테라를 인수하며 '디지털 콕핏' 역량 강화에 나섰다.

    아포스테라의 AR 솔루션은 하만의 디지털 콕핏 제품에 적용돼 증강현실 기술로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고, 하만의 전장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 오토모티브 사업부장인 크리스티안 소봇카는 "아포스테라 AR 솔루션을 통해 차량 내 물리적인 환경과 AR을 끊임없이 연결해 차량 내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더 풍부한 AR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기업인 삼성전자가 강점을 가진 5G 통신 기술을 활용한 텔레매틱스 분야에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5G 차량용 통신 장비(TCU)는 지난해 출시된 BMW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기차인 iX에 최초로 공급되기도 했다.

    앞서 하만은 지난해 3월 V2X(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스타트업 '사바리'를 인수하기도 했다. V2X는 자동차가 유·무선망을 통해 다른 차량과 모바일 기기, 도로 등 사물과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로, 신호등과 같은 교통 인프라와 전방 교통 상황 정보를 차량에 전달하는 자율주행차 인프라의 중요 요소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LG전자도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장 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 오스트리아 차량용 조명 회사 ZKW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세계 3위 자동차부품 업체 마그나와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생산하는 합작 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엘지마그나는 향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전기차 부품 사업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LG전자는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 ZKW(램프), 마그나(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또 지난해 3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합작법인 알루토를 출범한데 이어 같은해 7월 미국의 차량사물통신(V2X) 스타트업 소나투스에 4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11월 이스라엘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분야 선도기업 사이벨럼 지분 69.6%를 확보하는 등 전장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시장에서는 LG전자의 VS 사업이 올해 중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미래 자율주행차 콘셉트 모델 '옴니팟'을 공개하며 전장 사업 경쟁력 확대에 총력 중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사업 확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시장 선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와 리서치앤드마켓, 그랜드뷰리서치 등에 따르면 세계 전장 사업 시장 규모는 오는 2024년 4000억달러(약 480조원), 2028년 7000억달러(약 84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내 통신 수요 증가 및 IT기기 사용 확대, 각국 정부의 환경 규제 정책과 보조금 지원 확대로 친환경 전기차 부품의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