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 영향 선적 중단핵심 부품 재고 소진시 러시아 공장 가동 차질러-우크라이나 사태, 원자재 가격 폭등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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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러시아행(行) 제품의 선적을 전면 중단했다. 주요국들이 러시아 무역길을 봉쇄하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러시아에 대한 모든 선적을 중단한 상태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LG전자는 "러시아 선적 중단은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의 영향"이라며 "회사는 모든 이들의 건강과 안전을 걱정하고 있으며,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의 공장에서 가전과 TV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러시아와 인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판매된다.

    물품 선적 중단에 따라 핵심 부품 재고가 소진되면 러시아 현지 공장의 가동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가 지난해 러시아 인근서 올린 매출은 2조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도 앞서 이달 초 물류 차질로 인해 러시아에 대한 모든 선적이 중단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부근 칼루가 지역에서 TV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독일 하팍로이드와 덴마크 머스크, 스위스 MSC 등 글로벌 선사들은 대(對)러시아 제재 동참과 물동량 감소 등을 이유로 러시아 선적을 중단한 상태이며, 최근에는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도 러시아로 향하는 극동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글로벌 공급망도 위협을 받으며 가전업체들의 수익성 부담도 우려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주요 생활가전 원재료인 철강, 레진, 구리 가격이 전년 대비 각각 21.9%, 18.2%, 15.1% 상승하며 원가 부담을 안았다.

    원가 상승 부담으로 LG전자는 지난해 매출 74조7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8.7% 성장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3조8637억원에 그쳤다. H&A 부문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8% 줄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지난해 물류비·원재료비 부담이 지속됐다"며 "외형 성장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던 수익성이 이를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만에 50.5% 오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같은 기간 알루미늄과 니켈 가격도 각각 23.6%, 23.4% 상승하면서 올해도 원가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류와 원재료 관련 비용이 부각되고 있다"며 "올해도 상반기까지 물류비 증가가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