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지오코리아 통매각…국내 사업 규모 절반 이하로신생 법인에 인터내셔널 브랜드만…직원 일부 넘어갈 듯노조 측 거센 반발…“루머에 대응하지 않겠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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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지오코리아가 위스키 브랜드 윈저 등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완전 자회사로 신설 법인을 설립한다. 이 신설법인에 디아지오코리아가 보유한 인터내셔널 브랜드와 일부 직원들을 이전하고 기존 디아지오코리아 법인을 통째로 매각하는 방안이 확정된 것.이 과정에서 기존 법인에 남게 되는 디아지오코리아 직원 절반 이상의 의사는 거의 반영되지 않아 적잖은 노사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2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신설 법인을 통해 보유한 인터내셔널 위스키 조니워커, 라가블린, 탈리스커 및 맥주 기네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이전을 결정하고 이에 대한 임직원 협의에 착수했다. 기존 디아지오코리아에는 윈저와 W시리즈 등 국내 사업만 남기고 신설 법인에 인터내셔널 브랜드의 이전을 진행하는 것.이를 위해 디아지오코리아 측은 지난 25일 화상으로 진행된 타운홀미팅을 시작으로 매주 목요일 노사협의를 진행, 고용문제와 운영 방안을 논의하기로 한 상태다.이번 신설 법인 출범에는 최근 디아지오코리아의 위스키 브랜드 윈저와 W시리즈의 매각이 자리하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25일 윈저, W시리즈를 총 2000억원(1억2400만 파운드)에 국내 사모펀드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메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이하 베이사이드-메티스)에 매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이 계획대로라면 디아지오코리아의 인터내셔널 브랜드는 모두 신설법인으로 넘어가고 윈저, W시리즈 관련 브랜드와 임직원만 기존 디아지오코리아에 남아, 베이사이드-메티스에 매각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이 과정을 오는 7월까지 모두 완료한다는 계획이다.이 과정에서 디아지오코리아의 임직원 대다수는 기존 법인에 남아 매각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디아지오코리아 총 250명의 임직원 중 절반 이상이 윈저 및 W시리즈와 관련 영업, 판매를 맡아왔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매각되는 디아지오코리아에 남게 될 예정이다.윈저 및 W시리즈 관련 매출은 디아지오코리아 전체 매출 중 약 55%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디아지오의 국내 사업 규모는 절반 이하로 축소되는 셈이다.이 과정에 변수는 적지 않다. 가장 큰 난관은 노사 갈등이다. 이미 디아지오코로아 노조는 지난해 말 임금교섭이 결렬되면서 지난 1월부터 쟁의행위에 들어간 상태. 이어 지난달 말 총파업 출정식을 가진 후 현재까지 지명파업 형태로 일부 파업이 진행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신설법인을 통한 브랜드, 임직원의 이전은 사실상 갈등에 불을 질렀다는 평가다.노조 관계자는 “최근까지 윈저 매각에 대한 회사에 입장을 밝혀달라는 공문을 보내면 ‘루머에는 대응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는 회신이 돌아왔다”며 “그동안 임급협상 교섭에 미온적으로 나오거나, 일방적으로 기피한 배경에 윈저의 매각이 있었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노조 측은 심지어 지난 2019년 경쟁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위스키 브랜드 임페리얼 매각을 벤치마킹 한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하고 있다. 당시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임페리얼의 매각과 함께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는데, 이때 촉발된 노사갈등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반면 디아지오코리아는 법인을 통째로 매각하고 일부 인터내셔널 브랜드 자산을 신설 법인으로 이전하는 방식이라 사실상 노조가 개입할 여지가 크지 않다. 임직원이 신설법인 이전을 반대할 경우 기존 디아지오코리아에 남아 법인과 함께 매각되는 구조다. 현재까지 디아지오코리아는 윈저의 매각과정에서 고용보장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없다.디아지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까지 각 부문장이 임직원에게 매각에 대한 세부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브랜드를 없애거나 사업을 접는 게 아니고 통으로 매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노조와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