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석 나무영업본부장"시대 맞는 비지니스 수익구조로 변화해 미래고객 확보" "플랫폼으로 전통 수익구조·투자 문화 변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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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이 MZ세대를 타깃으로 지난 2016년 선보인 모바일 증권 나무를 '나무증권'으로 7년 만에 리브랜딩하면서 새롭게 도약한다.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춘 증권업의 비지니스 수익 구조 전환을 위해서다.나무증권의 슬로건은 '일상의 쉬프트(Shift)'다. 고객과 일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금융투자 파트너로 거듭난다는 의미가 담겼다. 고객의 일상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NH투자증권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뉴데일리경제는 나무증권 디지털 비지니스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병석 나무영업본부장(사진)을 만나 포부를 들어봤다. 정 본부장은 NH투자증권의 디지털 혁신과 줄곧 함께했다.
E비즈기획팀장, 신사업전략부장, 디지털기획부장, 디지털플랫폼부장, 디지털마케팅부장, 디지털사업기획부 이사 등을 역임하며 나무 브랜드를 비롯한 디지털 전략 전반 업무를 맡았다. -
◆나무증권 리브랜딩, 시대 맞는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 전환
나무는 NH투자증권이 지난 2016년 급변하는 금융투자시장 환경을 고려해 시장에 선보인 국내 최초 모바일증권 브랜드다. 모바일 이용이 익숙한 2030세대의 투자 접근성을 낮춰줄 다양한 생활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표방했다.
지금은 흔한 일이지만 0.01% 최저수수료, 평생 무료수수료 정책을 펼치면서 당시 업계로부턴 출혈경쟁을 불러일으킨다는 볼멘소리도 들었다. 투자 문턱을 낮춰 젊은 고객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목돈을 키워나갈 수 있게 하자는 취지였다.
코로나19 위기는 주식투자 지형을 확 바꿔놨다. 정 본부장은 최근 2년을 일상의 심리가 투자 심리로 전환되는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최근 2년 사이 나무 월간사용자 수(MAU)는 40만명에서 230만명으로 급증했다.
정 본부장은 "수치만 보면 급격히 늘었지만 절대 갑자기 늘어난 수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식 투자 경험들은 삶에 직간접 형태로 담겨 있던 상황에서 '나도 자산을 증식해야 한다'는 시장 참여 시그널이 강하게 울렸고, 우리가 준비해온 것들이 시장 상황과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 새로운 '나무증권'을 선보인 이유는 그다음 단계를 위한 도약이다. 이미 경험을 통해 준비돼 있어야 시장이 주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개편은 단순 플랫폼의 리뉴얼이 아니다. 그동안 정병석 본부장을 비롯한 NH투자증권이 고민해온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증권업 비지니스 수익 구조의 전환을 담고 있다.
증권사의 투자중개업은 과거 장이 좋을 때 크게 한몫 잡고 몇년씩 보릿고개를 겪는 식의 천수답(天水畓)이라는 대내외적 비판을 받아왔다. 정 본부장은 사업구조 전반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맞는 브로커리지 비지니스 수익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전통적인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는 중개수수료-이자-금융상품 6:2:2 비중이지만 나무증권이 지향하는 브로커리지 수익구조에는 중개수수료 부문이 제외된다. 대신 이자-로보어드바이저-콘텐츠-금융상품 4:3:2:1의 구조로 수익 방향을 잡았다.
그는 "통상 1억원 고객이 100명이 있는 것보다 100억원 자산가인 핵심고객에 집중하는게 더 영업 효율적이지만 디지털 측면에선 그게 여러모로 좋지 않다. 우린 나무증권을 통해 그동안 유저 수를 늘리는 데 집중했다. 어떤 비지니스를 하더라도 캐시카우가 필요한데, 우리는 유저 수를 대폭 늘려 마진을 높이는 규모의 경제 방식을 택했고 이를 기반으로 플랫폼 등에 새로운 투자를 했다"고 전했다. -
◆전통 수익구조·투자 문화 바꿀 플랫폼
그렇게 재탄생한 플랫폼은 대폭 늘어난 유저들에게 'NH투자증권'과 투자 문화의 경험을 제공한다. 지갑이 가벼운 MZ세대는 거래대금이 기성세대와 비교해 크지 않지만 20년 뒤 NH투자증권의 수익을 책임질 고객군이다.
지난 7년여간 모바일증권 나무가 투자 문턱을 낮춰 젊은 세대가 건전한 투자를 통해 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를 표방했지만 그 속뜻이 고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해왔느냐에 대해선 물음표가 찍힌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는 도박, 패가망신'이란 잘못된 인식 개선이 이뤄졌다 해도 실제 고객 데이터가 보여주는 투자 양상은 옛날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게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투자자로서 고객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선 여전히 바꿔야 할 게 많다는 의미로, 이를 위해 NH투자증권이 전제한 것이 바로 브로커리지 수익 구조 전환이다.
정 본부장은 "좋은 우량종목을 잘 골라 장기투자하는 게 불변의 진리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가격변동성이 높은 것을 찾아 헤매다가 결국 안 좋은 경험에 여전히 갇혀 있다"면서 "이걸 바꿔야 한다는 게 우리의 미션이자 철학이다. 증권사가 수수료에 집착하면 급등종목 리스트 등 자극적인 정보를 주게 되는데, 그 자체가 잘못된 시작이다. 비지니스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편된 나무증권은 이들에게 회사와 투자에 대한 좋은 경험과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물로 채워졌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비지니스는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판단 아래 한층 디테일해졌다. 외부 작가의 손을 빌려 활기찬 무드, 심볼 등 디자인 구성에도 한껏 공 들였다.
특히 구독 콘텐츠인 '나무프리미엄'에도 과감한 투자가 눈에 띈다. 수십억원이 투입된 삼프로티비 협업 콘텐츠 신규 시리즈를 론칭하고, 보유 종목의 이슈를 알려주는 '오늘의 내 종목 체크 서비스'도 선보인다. 고객들로부터 얻은 데이터들을 가공한 아티클 형식의 콘텐츠도 개발 중이다. 월 정액제 콘텐츠 구독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카드사가 특정기업 특화 혜택을 제공하는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정책도 도입할 방침이다.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이들조차 이같은 양질의 콘텐츠 구독을 위해 나무증권을 이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회사가 투자해야 할 비용이 상당하더라도 고객에게 도움되는 콘텐츠라면 고민하지 않는다.
나무증권은 지난해 회사 WM부문 경상이익(2720억원)의 약 55%에 달하는 1500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는데, 벌어들인 성과 대부분을 다시 관련 사업에 투자한다. 정영채 대표이사는 그에게 '적자가 날 정도로 투자해도 좋다'며 방향성에 공감해준다고.
정 본부장은 "나무증권 고객 중 하나인 나에게 과연 유리한 플랫폼인지를 자문해본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충분히 도움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고객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며 "주식 매매를 하지 않는 고객도 우리 플랫폼에서 도움을 받고 콘텐츠라도 소비하면 미래 고객으로서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