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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배달은 되고 온라인은 안되고… 주류 규제 현실에 맞춰야

국세청, 온라인 주류판매 재논의에도 'NO'청소년·전통주·상권 위협 문제 상존배달앱은 주류 배달… 바뀐 환경에 맞춰 규제 손질해야

입력 2022-04-13 10:51 | 수정 2022-04-13 11:29

▲ ⓒ연합뉴스

주류 온라인 통신 판매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그간 정부가 청소년과 골목상권 보호, 전통주 고사 방지 등을 내세워 온라인 판매를 반대해왔지만, 이미 배달앱 등의 주류 배달이 자리 잡으면서 이러한 논리가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이다.

온라인 주류판매에 대한 일부 허용은 2016년 이후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스마트오더’를 통한 점진적인 개선이 있었지만 수령 시 직접 매장을 방문해야하는 만큼 온라인 판매와는 거리가 멀다.

지난달 말 국세청 주최로 열린 비공개 간담회에는 주류 도소매 유통·수제맥주 협회장과 주류 플랫폼 스타트업 대표 등이 참여했다. 주류의 온라인 통신판매 허용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 국세청은 여전히 온라인 판매 반대 기조를 유지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역과 전통주를 제외한 모든 주류는 주세법상 온라인 및 통신판매 등이 금지돼있다. 그러나 주요 주류제조업체만 이 대상에 빠져있을 뿐,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합법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2016년 관련 법령 일부 개정 시행을 통해 음식을 배달 주문할 때 음식 가격을 넘지 않는 금액의 술을 배송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에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곧바로 주류 배달을 시행했으며, 쿠팡이츠도 지난달 소주·맥주·와인 등 주류 완제품과 소분된 생맥주에 대한 배달에 나섰다.

지난해 주요 배달앱의 매출은 20조원.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지금은 2500여만명의 국민이 이용하는 주요 플랫폼이 됐다. 배달앱을 이용한 주류 매출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수요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주류의 온라인 판매로 인해 전통주가 고사할 수 있다는 우려도 현실과는 동떨어져있다. 실제로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전통주의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는 소비자들의 인지는 2017년 28%에서 지난해 48%로 급증했다.

그럼에도 실제 전통주 구매가 일어나는 곳은 대형마트와 편의점으로 이 두 곳의 비중이 70%에 육박한다. 온라인 구매 비중은 2020년 2.9%에서 지난해 2.3%로 오히려 줄었다.

전체 주류 시장이 5년간 4.8%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전통주 카테고리는 미약하나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구색이 확대되며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온라인만이 전통주의 활로가 아니라는 반증이다.

남아있는 난제는 ‘청소년 보호’ 뿐이다. 온라인 구매 전 성인인증을 통해 일차적인 확인에 들어가지만 일말의 헛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이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배달앱 주류 판매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비단 온라인 전면 판매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주류의 온라인 판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이 문제는 주류제조업체가 아닌 정부차원에서 예방하고 대응해야하는 문제다.

환경과 시대는 급격하게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갈 것이다. 수년전 만들어진 잣대로 현실을 규제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점진적이고 가시적인 변화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이제는 조금 더 속도를 내야할 때다.
조현우 기자 akg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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