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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쉴더스 상장 철회 후폭풍…IPO 대거투자 증권업계도 당혹

올해 들어 4번째 상장 철회…IPO 시장 투심 싸늘올해 3곳 중 1곳 공모가 낮춰…산출 과정 ‘갑론을박’작년부터 IPO 조직 확대한 증권사…실적 고민 깊어져기업 적정 평가가치 논란…“작년 같은 활황 어려울 것”

입력 2022-05-09 11:54 | 수정 2022-05-09 13:00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중 하나로 대어로 꼽히던 SK쉴더스가 상장 철회를 결정한 가운데 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도 당혹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최근 수년간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막론하고 IPO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과 인력을 경쟁적으로 확대한 바 있다. 관련 조직을 강화하는 데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투입한 만큼 이에 상응하는 실적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IPO 침체 분위기가 지속되자 부담이 한층 높아진 모양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물리·사이버 보안 전문업체 SK쉴더스는 지난 6일 진행 중이던 상장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IPO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회사 측은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 예측을 실시했지만,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대표 주관사 및 공동 주관사의 동의 아래 남은 일정을 취소한다”고 설명했다. 

상장 철회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공모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시행한 기관 수요예측의 부진이 꼽힌다. 철회신고서 제출로 해당 내역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수요예측 최종 경쟁률이 200대 1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공모자체를 철회한 곳은 현대엔지니어링, 보로노이, 대명에너지에 이어 SK쉴더스가 4번째다. 상장 예비심사 도중 심사를 중단한 곳까지 합치면 10개사에 달한다. 이 중 대명에너지는 이달 재차 공모에 도전해 내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과정에서 철회하는 기업이 늘어나자 증권사들은 고심에 빠진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 2020년 말부터 IPO 조직을 확대하고 인력을 대거 확대한 바 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많게는 수백억원을 들여 전산 시스템에 대한 개편 또한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성공적인 IPO 수임과 상장을 위해 그간 수많은 비용과 인력에 대한 투자를 늘렸으나, 최근 시장이 좋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수년간 IPO 성과를 위한 전사적인 총력을 기울인 만큼, 가시화된 성과를 내야 하는 상황에서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증권사의 공모가 산출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 또한 이어지고 있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 기업군을 무리하게 선정하거나, 목표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많기 때문이다. 당초 SK쉴더스 또한 당초 IPO 과정에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IPO를 통해 신규 상장한 기업(스팩 제외) 23개사 중 8개사는 공모가를 당초 회사가 제시한 희망 범위(밴드) 하단 이하로 확정했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 3곳 중 1곳은 상장에 나설 당시보다 공모가 산정 눈높이를 낮춘 셈이다. 

반면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 94개 중 82%인 77개 사는 공모가를 밴드 상단 이상에서 확정했다. 밴드 이하로 공모가를 확정한 곳은 12개 사로 전체의 12.8%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비해 시장의 투자심리가 식어버린 여파다.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는 기업과 협의를 거쳐 기업 실사 등을 통해 전체적인 공모 구조 등을 설계하고, 기업 가치와 희망 공모가를 산출한다. 최근 수많은 기업이 공모가 논란을 겪은 만큼 증권사들은 공모가 산출 과정에서도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거시 환경 불안으로 인해 공모 기업의 적정 평가가치(밸류에이션)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라며 “지난해에는 쉽게 인정받던 밸류에이션이 올해에는 통용되지 않는 사례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연구원은 “현재 시장 분위기로 보면 뚜렷한 거시 경제 개선이 없는 한 공모 시장에서 작년 같은 활황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밸류에이션을 낮추든가 비상장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분위기가 바뀌는 시점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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