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수익 악화 현실화…새로운 활로 모색미래·키움·한투·SK證 가상자산 관련 사업 확대급변하는 금융환경 대비한 시장 선점 경쟁 가속
  • 최근 증권업계에선 조각 투자와 가상자산이 화두다. 대내외 악재로 인한 증시 위축으로 증권사들의 수익 악화가 현실화되면서 새로운 활로로서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SK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과 협업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다양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과의 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달 초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DABS) 플랫폼 카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사는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DABS를 유통하는 카사거래소를 운영 중이다.

    앞서 키움증권은 또다른 부동산 DABS 플랫폼 펀블과도 손잡았다. DABS 관련 전략적 협력, 증권형토큰(STO) 시장협업 과제 발굴 및 수행 등을 진행한다. 키움증권은 향후 가상자산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연계해 다양한 분야로 신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 중인 루센트블록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루센트블록은 상업용 부동산을 증권화해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수익증권 거래소 소유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 업체와 자산관리 솔루션 공동개발에 나섰고, 하나금융투자는 계좌관리 기관으로 협력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전담 법인 설립에 나선 증권사도 있다.

    미래에셋은 그룹 차원에서 가상자산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회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을 전담할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 보관하는 가상자산은 NFT,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이다. 미래에셋증권은 DABS 서비스 개발과 운영 협력을 위해 카사와 이달 초 업무협약을 맺었다.

    SK증권은 가상자산을 사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지닥을 운영 중인 피어테크와 디지털 자산 수탁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업체 해치랩스의 가상자산 지갑 등 블록체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 블록체인 금융 플랫폼 구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1월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펀블과 업무협약을 맺고 DBAS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도 STO 제도권 수용에 대비해 혁신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예탁결제원은 STO 법제화 가능성에 대응함은 물론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육성을 위한 미래 성장동력 모색 중이다. SK증권은 예탁결제원과 STO 기술 관련 업무 플랫폼과 제도 개선을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증권업계가 조각투자 등 가상자산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신규 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다.

    증시 환경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올해 증권사들은 지난해에 비해 실적이 대폭 축소되고 있다. 신 성장동력이 필요한 증권업계에게 조각투자를 비롯한 가상자산 시장은 새로운 돌파구로 부상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증권사를 통해 가상자산 매매가 이뤄지면 지금보다 다양한 상품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 고객들로선 증권사로부터 양질의 서비스를 받으면서 자산관리 측면에서 방어가 가능해진다.

    대형사 한 임원은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도 가상자산 등 사업 영역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증권사들로부터 고객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다양해질 수 있고, 나아가 금융 노하우·신뢰 등을 기반으로 한 증권사의 직접 진출이 허용되면 가상자산의 건전한 시장 조성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각투자나 가상자산 사업은 증권사 사업 모델과 디지털 채널 이점을 활용할 수 있어 신사업으로서 매력적"이라며 "시장 성장과 함께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빠르게 준비하는 증권사가 선점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