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서 RDP 체결 추진 발표국방상호조달협정, 방산분야 FTA로 불려LIG넥스원, KAI,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등 기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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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방산분야의 자유무역협정에 비견되는 한·미 국방상호조달협정(RDP) 체결을 위한 논의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양국은 논의와 더불어 국방 부문 공급망, 공동 개발, 제조와 같은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RDP는 미 국방부가 동맹국·우방국과 맺는 양해각서다. 체결국 상호 간 조달 제품 수출 시 무역장벽을 없애거나 완화하기 위한 협정이다.미국은 현재 무기 도입 사업 시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수출 희망 업체에 대해 '미국산 우선 구매제도'를 적용하고 있다.금액 기준으로 전체 원가의 55% 이상을 미국산 부품비로 채우도록 하는 제도로, 55%를 넘지 않으면 수출원가에 50%가량 '할증'을 부과하는 방식이다.단, RDP 체결국에 한해서는 미 국방부가 자국 국익에 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경우, 해당 제도에서 규정하는 비율을 충족하지 않더라도 '할증'을 피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우선 구매제도 적용 비율을 55%에서 오는 2028년에는 75%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RDP 체결국이 아닌 경우에는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져 사실상 미국 시장 진출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미국은 한국을 제외한 주요 우방국 대부분과 RDP를 체결하고 있다. 국가안보실에 따르면 미국은 영국, 호주, 독일 일본 등 28개국과 RDP를 체결했다.안보실은 "미국은 세계 최대 방산 시장으로서 우리측 수출 확대를 위한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며 "미국과 동맹 간 표준화·상호운용성 증진, 국방협력 활성화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는 수입 절충교역 제도로 방산 무역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방산업체로부터 일정규모(미화 1000만 달러) 이상의 무기체계를 구매하는 국외구매사업의 경우 계약 당사자(해외방산업체)로부터 부품제작 수출 및 기술이전 등의 반대급부를 제공받는 제도다.
일부에선 국내 수급 위주 방산업체가 역피해 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긍정적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RDP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상호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향후 정책연구용역, 각 계 간담회, 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한미 RDP 추진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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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유망 제품으로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와 함께 천궁Ⅱ(LIG넥스원·한화시스템·한화디펜스), FA-50을 포함한 고등훈련기 T-50(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이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이미 북미 지역의 글로벌 방산업체들과의 교류를 통한 첨단 기술력 확보와 글로벌 마케팅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 레이시온과 함께 국산 유도무기의 미 방산시장 개척을 위한 공동 수주마케팅에 나서기도 했으며,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은 국산 유도무기로는 최초로 미 국방부 주관 시험평가 프로그램에서 우수성을 입증한 바 있다.
KAI는 전투기·훈련기 등 완제기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최근 인도네시아에 T-50I 22대, 이라크에 T-50IQ 24대, 필리핀에 전투기 FA-50PH 12대, 태국에 T-50TH 14대를 수출했다.
KAI는 전세계 군비 확장 기조와 전쟁에 따른 전투기 수요 증가에 따라 완제기 수주 목표를 1000대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도 꾸준히 미국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19년 미국 매사추세츠 항만 교통공사(MBTA)에서 발주한 2층 객차 80량 납품 사업에서 3300억여 원 규모 수주를 달성했다. 해당 사업은 창원 공장에서 객차를 제작해 2022년 초도 편성 납품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모든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미 RDP 체결은 방산업계에 긍정적"이라며 "방산업체가 내수에 전념하고 있기 보다는 해외 수출을 확대하며 규모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정책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