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10.6%로 제조업 평균 ‘훌쩍’매출원가 상승 부담 매출 확대로 뛰어넘어
  • ▲ 롯데월드타워 최상부에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특수 권상기가 설치되고 있다. ⓒ롯데건설
    ▲ 롯데월드타워 최상부에 오티스 엘리베이터의 특수 권상기가 설치되고 있다. ⓒ롯데건설
    오티스엘리베이터가 산업계의 거센 원가 상승 압박에도 수익성 개선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구축해온 파트너십을 기반 원가 상승 리스크를 관리하며 제품판매 안정화에 주력한 효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오티스엘리베이터의 2021년 매출은 8741억원으로 2020년 대비 6% 늘었고 영업이익은 930억원으로 28.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1.9%포인트 높아진 10.6%를 기록, 제조업 평균치(5%대)를 크게 웃돌았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해운 운임 등 원가 부담이 급증한 가운데서도 이뤄낸 성과다. 오티스엘리베이터 역시 제품 생산·판매를 위해 지출한 매출원가가 2020년 6676억원에서 2021년 6969억원으로 4.4% 늘었지만 매출 확대폭이 더 큰 덕분에 이익 상승을 실현했다.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지난해 2020년(636억원)보다 두 배 확대된 1278억원을 기록했다. 거래처로부터 받을 돈을 의미하는 매출채권을 2020년 마이너스(+)에서 지난해 플러스 전환했고, 재고자산 규모는 줄이는 등 회계관리를 보수적으로 수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오티스엘리베이터의 재무건전성도 양호한 상황이다. 2021년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113.1%로 건전성 기준(200% 미만)을 충족하고 있고, 순차입금은 –2343억원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마이너스 순차입금은 차입금보다 현금성자산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 등 승강기 시장에서 오티스엘리베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 티케이엘리베이터와 함께 빅3를 형성하고 있다. 승강기 시장은 신규설치 중심에서 승강기 안전 기준 강화와 함께 리모델링 수요가 늘며 신규설치와 전부·부분교체 분야로 재편되고 있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승강기 설치대수는 4만8905대로 전년 대비 약 5.7%(2619대) 증가했다. 특히 작년 기준 누적 설치대수는 78만467대를 기록했으며 상반(2만4845대)와 하반기(2만4060대)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승강기 시장의 활황에도 철강과 반도체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점이 승강기 사업자에겐 최대의 실적 리스크로 지목된다. 6개월~1년 전 설치물량을 미리 수주하는 업계 특성상 원가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비용부담을 제조·설치사가 떠안게 되는 구조여서다.

    오티스엘리베이터도 지난해 원가 급등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매출 확대와 보수적인 회계관리로 수익성을 지켜낸 모습이다. 자회사 시그마엘리베이터 홍콩과 싱가포르법인도 2021년 합산 900억원 이상의 매출과 300억원 이상 순익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오티스엘리베이터 미국 본사는 지난해 연간보고서에서 “제품과 구성품에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은 가능한 고정 가격으로 계약을 유지한다”면서도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상품가격 리스크를 완화하지 못하는 경우 헤지 계약으로 위험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티스엘리베이터는 1853년 설립된 미국의 승강설비 개발, 제조 및 유지보수 회사다. 전 세계 26개 엔지니어링 센터와 11개 테스트 타워를 보유 중으로 한국에서는 인천 송도에 연구개발(R&D) 센터와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