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혁신안 역부족…민간영역 침해·독점지위 부당행위 등 검증"산하기관들 억울?… 비효율화, 文정부 운영방침 따른 탓도 없잖아LH·코레일 '재무위험 공공기관' 선정도 영향… 非에너지기업 중 이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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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산하 공공기관의 자체 혁신안이 미흡하다고 질책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원희룡호 국토부가 산하 공공기관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국토부는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혁신을 위해 '민관합동 기획반(TF)'을 즉시 구성한다고 5일 밝혔다. 국토부는 TF를 통해 △공공기관 본연의 업무 △무분별한 업무 확장·민간 영역 침해 여부 △공정·투명한 업무 수행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 △자회사 재취업 사례 등을 짚어본다는 방침이다.국토부는 지난달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등 산하 공공기관에 고강도 혁신을 주문하고 자체 혁신방안을 제출받았다. 혁신안에는 △정원 동결 △청사 신축·신규 매입 취소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경상경비 감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그러나 국토부는 자체 혁신방안이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고 뿌리 깊은 악습을 혁파하기에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경영 효율화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한 개선방안이 일부 포함돼 있으나 기관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하다"면서 "공공기관의 독점적 지위에서 나오는 각종 불공정 행위 등 뿌리 깊은 악습을 개혁하기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엄격하게 혁신과제를 짚어 볼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공공기관의 설립 목적을 되돌아 보고 거듭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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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원희룡호 국토부가 산하기관 군기 잡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자체 혁신안에 윤 대통령이 공공기관 방만경영을 지적하며 언급한 비핵심자산과 호화 청사 매각 등의 내용이 포함된 데다 공공기관의 비효율성과 비대화 배경에는 직전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운영방침에 기인한 측면도 없잖기 때문이다. 문 정부는 공공기관의 효율성과 재무건전성 강화보다는 일자리 창출, 상생협력 등 사회적 가치 지표의 비중을 많이 늘려왔다.또한 기획재정부가 최근 특별관리 대상이라며 '재무위험 공공기관' 14개를 선정하고 여기에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소위 에너지 공기업이 대거 포함된 가운데 비(非)에너지 공기업 중에선 드물게 코레일과 LH 등 국토부 산하기관이 이름을 올린 것도 원 장관이 산하기관 다잡이에 나선 이유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