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모델 대비 전장·휠베이스 확대. 공간 넓어져히든 타입 충전구 등 하브 모델과 다른 특징 보여시승 후 전비 6.9km/kWh. 최대 주행거리 401km
  • ▲ 니로 EV 모습. C필러의 색상 대비가 강렬하다. ⓒ김재홍 기자
    ▲ 니로 EV 모습. C필러의 색상 대비가 강렬하다. ⓒ김재홍 기자
    기아는 올해 1월 신형 ‘니로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면서 ‘친환경 전용 SUV’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니로 하브 모델은 복합연비 20.8km/ℓ로 국내 SUV 최고 수준의 연비를 갖췄다. 게다가 5월 ‘니로 EV’까지 추가되면서 신형 니로는 명실상부한 친환경 SUV로 거듭났다. 

    지난 2월 말 니로 하브를 시승한데 이어 최근 니로 EV까지 경험할 수 있었다. 이미 니로 하브에서 신형 니로의 디자인 변화를 봤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소 덤덤하게 느껴졌다. 

    기존 니로에서는 타이어 노즈 그릴이 두툼했다면 이번 니로 EV는 날렵하고 세련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또한 전장은 4420mm, 축간거리는 2720mm로 1세대 니로 EV와 비교해 각각 45mm, 20mm 확대됐다. 전폭도 1825mm로 20mm 커졌다. 이에 따라 차량에 탑승했을 때 예상보다 공간이 넓게 느껴졌다. 
  • ▲ 전면부에 충전구 모습이 보인다. ⓒ김재홍 기자
    ▲ 전면부에 충전구 모습이 보인다. ⓒ김재홍 기자
    신형 니로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C필러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었다. 시승 차량의 외관 색상은 스노우 화이트 펄인데 C필러의 블랙 컬러와 대비를 이뤘다. 개인적으로는 스노우 화이트 펄 색상보다 시티 스케이프 그린 컬러가 보다 C필러와 강렬한 대비 효과를 나타냈다. 

    C필러는 디자인을 부각시키는 의도 외에 C필러 안쪽으로 공기가 지나가게 에어커튼 홀을 적용해 전비 효율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니로 EV에는 하브 모델과 다른 전기차만의 특징이 있었다. 우선 차량 전면부 중앙에 히든 타입의 충전구가 있었다. 또한 공기저항을 최소화한 EV 전용 17인치 전면가공 휠은 역동적인 디자인을 더했다. 20리터 용량의 프론트 트렁크를 적용해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 ▲ 미래지향적이면서 스포티한 느낌의 내부 모습. ⓒ김재홍 기자
    ▲ 미래지향적이면서 스포티한 느낌의 내부 모습. ⓒ김재홍 기자
    후면부의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모던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트렁크 공간은 475ℓ로 1세대 보다 24ℓ 확대했다.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2열 시트를 접으면 평평한 구성(풀플랫)이 가능하도록 했다. 

    차량에 탑승했을 때 대시보드에서 도어 트림으로 서서히 내려오는 디자인이 눈에 띄었다.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이 새로 채택됐고 전반적으로 외관은 물론 실내에도 스포티하면서 하이테크한 분위기가 반영됐다. 시트 쿠션에 봉재라인을 최소화하고 특화 패턴을 적용해 스타일리시한 전기차의 개성을 살렸다. 

    쏘렌토, 스포티지에서도 이미 경험했지만 니로 EV에도 공조 전환 조작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화살표 모양을 터치하면 맵, 내비게이션, 라디오, 미디어 등을, 날개 모양을 투르면 바람의 세기와 에어컨 등 공조 설정을 할 수 있다. 
  • ▲ 독특한 디자인의 윈도우 스위치 패널 모습. ⓒ김재홍 기자
    ▲ 독특한 디자인의 윈도우 스위치 패널 모습. ⓒ김재홍 기자
    손잡이나 도어 부근에 대각선 형태의 디자인이 반영된 점도 특이했다. 특히 윈도우 스위치 패널은 대각선으로 상승하는 모양이었는데 차량의 개성을 살리는 요소로 생각됐다. 뒷좌석은 편하게 앉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충분했고 열선을 2단계로 설정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시승 코스는 스타필드 하남 부근에서 경기도 가평 소재 카페를 왕복하는 약 96km 코스였다. 니로 EV는 최대 출력 150kW, 최대 토크 255Nm의 성능을 갖췄으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01km다.

    64.8kWh의 고전압 배터리가 탑재됐고, 고효율 난방 시스템인 히트펌프와 배터리 히팅 시스템이 장착되면서 주행가능거리를 확장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배터리 온도를 최적으로 관리해주는 ‘배터리 컨디셔닝’ 기능이 기아 전기차 최초로 적용됐다. 
  • ▲ 어라운드 뷰 기능이 없는 건 아쉬웠다. ⓒ김재홍 기자
    ▲ 어라운드 뷰 기능이 없는 건 아쉬웠다. ⓒ김재홍 기자
    전기차답게 정지 상태에서 출발해도 경쾌하게 앞으로 나아갔다. 시승하면서 소음이 크면 청취하던 라디오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번 주행에서는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충분히 청취할 수 있을 정도로 정숙성은 만족스러웠다. 

    이번 시승에서는 기착지까지는 높은 전비에 중점을 두고 안전하게 운행했고 도착지로 복귀할 때는 차량의 성능 평가를 위해 고속 주행을 했다. HUD에는 속도를 비롯해 측면의 위험 여부, 차간 거리, 크루즈 설정 여부 등 다양한 정보들이 윈드쉴드에 깔끔하면서 입체적으로 구현됐다. 

    커브를 돌 때 스티어링 휠 조작감은 약간 가볍다고 느껴졌고 전반적으로 차량의 응답성은 무난했다. 반면, 후진을 할 때 어라운드 뷰가 구현되지 않아 시야가 제약받은 점은 다소 아쉬웠다. 
  • ▲ 기착지에서 충전하는 모습. ⓒ기아
    ▲ 기착지에서 충전하는 모습. ⓒ기아
    고속도로에 진입해 ‘고속도로 주행 보조2(HDA2)’ 기능을 활용했다. 한 때 HDA2는 ‘K8’이나 ‘K9’ 등 기아의 고급 세단의 전유물이었지만 현재는 신형 니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앞 차와의 거리와 설정 속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차량을 중앙으로 주행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매우 편리한 기능이었다. 

    기착지에 도착하니 전시 차량에 V2L(Vehicle to Load) 기능이 시현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V2L은 차량 외부로 일반 전원(220V)를 공급하며, 일반 가정의 평균 전기 소비량인 3kW급의 전력을 제공한다. 차박에 관심이 많은 젊은세대에게 특히 편리한 기능으로 판단된다. 

    휴식을 취하고 목적지로 출발했다. 시승 전반부에서는 ‘ECO’ 모드를 주로 선택했지만 ‘SPORT’ 모드로 달렸더니 확실히 강렬한 가속감을 체감할 수 있었다. 다만 시승 막판 정체가 심해지면서 고속주행에 제약을 받은 건 아쉬운 점이었다. 
  • ▲ 시승 후 전비는 6.9km/kWh로 공인전비보다 높게 나왔다. ⓒ김재홍 기자
    ▲ 시승 후 전비는 6.9km/kWh로 공인전비보다 높게 나왔다. ⓒ김재홍 기자
    시승을 끝내고 전비를 체크했는데 6.9km/kWh가 나왔다. 공인 전비 5.3km/kWh보다 훨씬 높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나 스킬에 따라 1회 충전 주행거리인 401km보다 훨씬 먼 거리도 주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니로 하브 모델은 2660만원부터 시작해 최상위 트림인 시그니처가 3306만원이다. 반면, 니로 EV 가격은 에어 4640만원, 어스 4910만원으로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해도 가격차이가 상당히 난다. 이에 따라 가성비를 중시하는 운전자는 니로 하브, 전기차의 감성을 선호하는 운전자는 니로 EV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된다. 
  • ▲ 니로 EV 주행 모습. ⓒ기아
    ▲ 니로 EV 주행 모습. ⓒ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