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케어푸드 시장 2조5000원까지 성장 단체 급식사업 넘어 신성장동력 육성제품 다각화·유통망 확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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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국내 65세 이상 인구가 20%에 달하면서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이렇다 보니 고령층의 입맛을 사로잡고 건강을 챙겨줄 실버푸드(연화식·치료식·다이어트 식품 등 고기능성 식품 전체를 통칭) 시장이 뜨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7년에는 1조원을 넘어섰고 2020년엔 2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2조5000억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노인 인구가 늘어날수록 관련 산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신세계푸드 등 식품 대기업들도 잇달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도 시장 선점을 위해 지난 2020년 B2C(기업과개인) 브랜드 그리팅을 론칭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현대그린푸드 본사에서 그리팅 사업을 담당하는 박주연 상무를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
◇ "케어푸드 신성장동력이지만..."
박주연 상무는 그리팅 론칭 배경에 대해 "B2B(기업과기업) 중심의 급식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케어푸드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병원, 노인복지시설에서 전개했던 고령식 급식사업에서 나아가 간편식 B2C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한 것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연화식 개발에 나선 후 다음해 국내 최초로 B2C 연화식 브랜드(그리팅 소프트)를 론칭한 바 있다. 2018년에 케어푸드 연구소인 그리팅 랩(LAB)을 설립하기도 했다.
여러 업체가 케어푸드 시장에 뛰어든 가운데 맛은 물론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 점이 현대그린푸드만의 강점으로 꼽았다. 총 350종의 메뉴가 제공되는 케어푸드 식단 9개와 건강반찬·국·죽 등 단품수는 200종에 달한다.
특히 ‘케어푸드=맛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철저한 국내외 시장 및 소비자 조사를 거쳐 차별화된 R&D 기술력과 급식 노하우를 케어푸드에 접목해 2년 간의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박 상무는 "그리팅 사업을 위해 영양사와 셰프 80여명으로 구성된 케어푸드 연구소 '그리팅Lab'도 운영중"이라면서 "그리팅의 모든 음식에는 자체 개발한 소스 수십 여종을 사용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상무는 국내 케어푸드 시장이 장밋빛 전망과 달리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는 케어푸드 산업 자체가 최근에 생기다 보니 대부분 식품은 유형별로 통계를 잡는데 케어푸드 산업은 통계를 잡을 수가 없었다"면서 "핑크빛으로 얘기하지만 막상 시장은 넉넉하지 않고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산업"고 설명했다.
이어 "케어푸드가 발전한 일본의 경우 처음에는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었다"면서 "사업 초창기 열악하게 고전을 하다가 점점 시장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2005년 초고령화 사회에 들어선 일본의 경우 2017년 식사대용식, 메디푸드, 드링크 등 케어푸드 관련 시장이 12조원 규모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다. 일본은 케어푸드를 보험 자체로 인정해주고 일반 마트에서도 소비자들이 관련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을 정도라고 박 상무는 설명했다.
박 상무는 시장을 키우기 위해 "지자체 등에서 지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 그 기준이 다르다"라면서 "고령층친화우수식품이라도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서 도와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
◇ "올해 매출 2배 성장 목표"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라인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그리팅 내 채식 간편식 베지라이프를 론칭했다. 제품에서 사용되는 고기, 수산물 등 동물성 식재료를 모두 식물성 식재료로 대체했다.
현대그린푸드가 비건 식품 사업을 강화하는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채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 2018년 150만명에서 지난해 250만명으로 증가했다.
박 상무는 "비건을 여러 가지 맞춤 식사 중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라고 생각을 했다"면서 "고령친화식품뿐 아니라 환자용 식품, 비건 식품 등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으로 유통망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 4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그리팅 스토어를 열었다. 33㎡ 규모로 그리팅 제품 220여종을 비롯해 총 380여 종의 건강과 관련된 식품을 판매한다. 이전에는 온라인몰(그리팅몰)에 판매했다.
그리팅 스토어에는 영양사 3명이 상주하면서 고객들에게 개인별로 건강 상태에 맞는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 준다. 또 상품 추천을 원하는 고객들은 매장 내 태블릿 PC를 이용해 간단한 건강 설문 후에 결과에 따라 일대일 영양 상담을 진행도 진행한다.
박 상무는 "그리팅은 지난해 비교해 월별로 살펴보면 10~20% 정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올해 두자릿수 성장이 목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