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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6.3%↑·임금 5.3%↑ 악순환… '빈 일자리' 역대 최대, 불쏘시개 되나

상반기 협약임금 5.3% 증가… 호실적·최저임금·고물가 복합영향1000인이상·정보통신업 高인상률… "우수인력 확보" 인상 불가피6월 빈 일자리 23.4만개… 2018년 2월이후 최대, 임금인상 부채질

입력 2022-08-04 13:56 | 수정 2022-08-04 14:02

▲ 구인정보 게시물.ⓒ연합뉴스

올 상반기 노사가 임금·단체협약(임단협)으로 정한 협약임금이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지난해 기업 호실적과 최저임금 인상, 물가상승률 등이 복합 작용했다. 설상가상 '빈 일자리'가 고공행진 중이어서 하반기 임금 인상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적잖다. 임금 인상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상황에서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4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올 상반기(1~6월) 임금결정 현황조사 결과(잠정)를 보면 노사가 협약으로 정한 임금 인상률은 임금총액 기준, 통상임금 기준 각각 5.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임금총액은 1.1%포인트(p), 통상임금은 0.7%p 오른 것이다. 지난해 명목임금 인상률(4.6%)보다도 0.7%p 높다. 협약임금은 2018년(4.2%)부터 감소하다가 지난해(3.6%) 3년 만에 반등했다.

임금 인상에 영향을 준 요인으로는 △기업 실적·성과(40.3%) △최저임금 인상(32.2%) △동종업계 임금수준(9.2%) △인력 확보·유지(6.8%) △물가상승률(4.5%) △원청 임금인상률(2.7%) 등이었다. 1순위 임금 인상 요인으로 기업실적을 꼽은 사업체는 지난해(43.9%)보다 3.6%p 하락했고, 최저임금 인상률을 꼽은 사업체는 1년 전(26.5%)보다 5.7%p 상승했다. 올 시간당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5.0% 오른 9160원이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사업체(41.6%)에서 기업실적을 1순위로 꼽은 비율이 300인 미만(39.8%)보다 1.8%p 높았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5.4%, 300인 미만은 5.1%였다. 특히 근로자 수 1000인 이상 사업체의 인상률은 5.6%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7.5%)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건설업(6.4%), 제조업(6.0%), 도소매업(4.8%) 등의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인천시(6.4%)가 가장 높았다.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이 몰린 서울시와 경기도는 각각 5.3%, 6.2% 인상률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인상률은 수치만 놓고 보면 임금총액 기준으로 2003년(6.4%)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결과는 하반기 경기 상황과 규모·업종별 조사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난해와 2020년 최종 인상률은 상반기 잠정치보다 각각 0.6%p 낮았다. 올해도 최종 인상률이 0.6%p 낮아진다는 가정하에 수치를 비교하면 인상률은 2012년(4.7%) 이후 최고 수준이다.

▲ 상반기 규모별 협약임금 결정현황.ⓒ노동부

눈여겨볼 대목은 임금 인상률이 가장 높은 정보통신업의 경우 기업실적·성과(63.0%)와 함께 인력 확보·유지(14.5%)를 가장 주요한 인상 요인으로 꼽았다는 점이다. 우수 인력 확보 경쟁이 업계의 임금 인상에 영향을 준 것이다.

기업의 인력난은 심화하고 있다. 노동부가 지난달 28일 내놓은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빈 일자리' 수는 23만4000개(상용직 21만4000개·임시일용직 2만개)다. 빈 일자리는 현재 비어 있거나 한달 안에 새로 채용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말한다. 이는 2018년 2월 이후 최대치로, 6월만 떼어놓고 따지면 노동부가 관련 조사를 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전체 일자리 수와 근로자 수를 고려할 때 빈 일자리율은 1.3%로 2018년 2분기(1.3%·21만7000명)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사업체 규모별로 보면 300인 미만 사업체서 빈 일자리 문제가 더 심각하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빈 일자리 수는 1만개(빈 일자리율 0.3%)로 1년 전보다 37.9% 늘어났다. 300인 미만은 22만5000개(빈 일자리율 1.5%)로 45.7% 증가했다. 7.8%p 높다.

구인난이 심화하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인건비 상승은 다시 고물가를 부채질할 수 있어 웨이지(임금)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지난달 25일 내놓은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BOK 이슈노트) 보고서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하면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물가-임금 관계는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20년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물가 상승률이 1%p 오르면 임금상승률은 1년 뒤 0.3∼0.4%p 높아졌고, 임금상승률이 1%p 올라가면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4∼6분기 이후 0.2%p쯤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이날 "임금 결정은 노사 자율의 영역이지만, 하반기 어려운 경제 상황과 원하청 또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문제를 모두 고려해 노사가 임금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저성장 경제 환경, 노동시장 고령화 등을 고려할 때 직무·성과 중심의 상생의 임금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2023년도 최저임금 결정.ⓒ연합뉴스

임정환 기자 eruca@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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