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애리조나 공장 공동투자300억弗확보… 공장 2곳 수익 반씩 나누고 운영 통제권은 인텔에"자본집약 반도체 산업, 새로운 자금 조달 모델"… 추가 조달 가능성도
  • ▲ 인텔 미국 오하이오 신공장 랜더링 이미지 ⓒ인텔
    ▲ 인텔 미국 오하이오 신공장 랜더링 이미지 ⓒ인텔
    파운드리 신공장 준공을 추진하고 있는 인텔이 투자 자본을 끌어들였다. 캐나다 브룩필드 자산운용과 합작 투자를 통해 미국 애리조나에 계획하고 있는 공장 2곳을 신설하고 업계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 추격에 고삐를 죈다.

    24일 반도체업계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인텔은 캐나다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와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에 신설하는 인텔의 반도체 공장에 투자한다. 합작사 지분은 인텔이 51%, 브룩필드가 49%를 확보하게 되고 신설된 반도체 공장에서 나오는 수익도 이에 따라 배분한다.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인텔은 파운드리 공장 신설에 필요한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인텔은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자본 집약 산업인 반도체에 새로운 자본조달 모델"이라고 자평했다.

    인텔은 이달 초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반도체칩과 과학법' 시행이 확정되며 본격적으로 반도체 생산시설에 투자를 진행할 채비에 나섰다. 법 통과에 앞서 이미 애리조나에 200억 달러(약 26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신설 계획과 함께 오하이오에도 200억 달러를 들여 공장을 새로 짓는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법 통과가 지지부진해지자 인텔은 공장 착공식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의회를 압박했다. 그러다 최근 법안이 통과되며 총 520억 달러(약 68조 5000억 원)규모의 정부 지원금이 확보되자 인텔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잇따라 다시 계획 이행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또 한번 묘수를 내 주목받는다. 정부 보조금 외에도 외부 자본을 유치해 초기 자본 부담을 덜겠다는 의도에 무게가 실린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에 최근 재진출을 선언해 아직은 존재감이 없는 상황이지만 업계 1위 TSMC와 2위 삼성전자를 빠르게 뒤쫓기 위해 이처럼 외부 자본의 힘을 빌리는 방식으로 판도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 많은 자본으로 더 많은 생산시설을 확보할 수 있게 라인 신설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인텔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까지 확보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한 당시에만 해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어 TSMC와 삼성의 철옹성을 뚫기란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최근 인텔이 대만의 팹리스이자 글로벌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점유율 1위인 '미디어텍'을 새로운 고객사로 맞이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앞서 미디어텍은 같은 대만 회사인 TSMC에 반도체 생산을 위탁해왔다.

    인텔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본격적인 사업 개시에 나서면서 이번처럼 외부 자본을 조달해 빠른 속도로 생산 공장을 짓고 고객을 확보하는 방식의 속도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브룩필드 외에도 추가적으로 투자사를 유치해 다른 공장 신설에도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