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년 만에 최고치…강달러 기조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강달러 속 外人 순매수 이례적…"달러 강세 원인 외부에" 분석이날 금통위·잭슨홀 미팅 개최…환율 상승 폭 진정시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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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반등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키웠던 국내 증시가 최근 달러 강세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직까진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고환율 및 강달러 흐름이 올해 연말까지 안정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 불확실성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11포인트(0.50%) 오른 2447.4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9일 두 달여 만에 2500선을 탈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재차 2400선으로 내려왔다.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심화하면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23일 환율은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에도 달러당 1345원을 돌파, 지난 2009년 4월 29일(장중 1357.5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긴축 우려가 다시 부각되는 가운데 한 달간의 안도 랠리도 최근 원화 약세로 상승 동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지난 7월 고점을 테스트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는 확연히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달러 초강세와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지난 7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7707억원을 순매수한 개인보다 약 2300억원어치를 더 사들인 셈이다. 

    이는 전형적인 달러 강세 국면과 다른 모습이다. 통상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외국인의 안전자산 선호가 이어지며, 국내 증시 내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된다.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높은 달러 자산을 보유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의 원인이 국내 상황에 있지 않은 점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지 않은 이유로 꼽았다. 외국인들이 환율 상승의 원인을 한국이 아닌 유럽의 에너지 문제 등 외부에서 찾는다는 설명이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 상승 배경에는 선진국 긴축에 따른 수요 둔화 압력과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내수 경기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라며 “연내 영향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이와 같은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증권가는 이날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와 25~2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준의 잭슨홀 미팅이 추후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관계자들의 발언을 고려했을 때 파월 연준 의장 등의 매파적 스탠스가 예상되지만, 해당 불안감에 대해서 환율이 빠르게 반영했을 것”이라며 “잭슨홀을 앞둔 경계심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난주만큼 가격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환율의 상승 폭을 소폭 진정시킬 요인이 될 것”이라며 “최근 1~2개월 사이 국제유가 하락세 등을 고려했을 때 25bp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건은 코스피지수가 연저점을 뚫고 한 번 더 바닥으로 내려갈지 여부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코스피 향방의 열쇠를 외국인의 수급 여부가 쥐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 연구원은 “유럽 상황을 고려할 때 달러 강세는 계속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펀더멘탈이 보수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환율과 외국인 수급 상황이 이목을 끌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시장 참여자들은 잭슨홀 회의에서 나오는 발언들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실마리를 찾으려 할 것”이라며 “이것이 시장 변곡점으로 작용할 가능성 농후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