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對中 장비 수출 규제 추가 조치 나서삼성·SK만 허가 없이 장비 수입 가능… 나머지 외국기업 건별 허가 필수메모리 시장 좌우하는 '韓 반도체 역할' 고려한 듯
  • ▲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생산라인 전경 ⓒSK하이닉스뉴스룸
    ▲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생산라인 전경 ⓒSK하이닉스뉴스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생산공장이 앞으로 1년 간은 미국산 장비를 도입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중(對中) 반도체 장비 수출은 금지하지만 삼성과 SK에는 1년 동안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12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 상무부는 미국 반도체 장비 기업들이 중국에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가운데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미국산 장비 수입을 1년 간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삼성과 SK는 앞으로 1년 동안 미국산 장비를 추가적인 허가 없이 중국 공장에 반입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정부가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한 조치를 두 회사는 1년 간 유예받게 된 셈이다.

    앞서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막기 위해 미국기업이 중국 반도체 생산기업에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고 현지에서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외국기업은 수입 건별로 허가를 받도록 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삼성과 SK에 한정해서 1년 간은 장비 반입에 문제가 없도록 추가 조치에 나선 것이다.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발생할 단기적인 불확실성은 사라졌다고 반색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중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1년 간 미국의 별도 허가 없이 공급받기로 미국 상무부와 협의가 됐다"며 "향후 1년 간 중국 내 생산활동을 문제없이 할 수 있게 됐고 앞으로도 우리 정부와 함께 미국 상무부와 긴밀히 협의해 국제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중국 공장을 운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으로의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으로 필요할 장비 수입 승인 절차를 준비해왔다. 동시에 미국 측에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에 원활히 공급되기 위해선 장비 공급이 문제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주장해 추가적인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국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과 SK의 역할을 고려해 생산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 방향으로 규제를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추가 조치로 삼성과 SK는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 생산을 두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해결하는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는 평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