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원물가 40년 만에 최고내달 FOMC 0.75%p 인상 무게금통위 앞둔 한은 부담
  • 내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4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9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8.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되면서다. 만약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또 다시 단행할 경우, 한국은행 역시 내달 금융통화위원회서 빅스텝(0.50%p 금리인상) 압박에 놓일 수밖에 없다.

    14일 미국 노동부는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과 비교해 8.2%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 6월 9.1%의 기록적인 물가 상승률을 낸 뒤 7월(8.5%)과 8월(8.3%)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나 7개월째 8%가 넘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특히 변동성이 큰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6%로 전월보다 0.6%p 올라 4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에너지 가격지수는 2.1% 떨어졌음에도 식료품(0.8%)과 주거비용(0.7%)이 일제히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높은 수준으로 이끌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됨에 따라 미 연준이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며 금리 인상에 가속 페달을 밟아온 만큼 내달 1~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선 연준이 내달 회의서 한번에 기준금리를 1%p 올리는 울트라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관측도 뒤따른다.

    지난 12일 연준이 공개한 9월 FOMC 의사록에서는 다수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의 둔화 신호가 나올 때까지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 

    한 참석자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한동안 제약적인 통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참석자는 "역사적 경험에 비춰볼 때 긴축적 통화정책을 조기 종료하는 것은 위험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너무 적은 조치를 하는 대가가, 너무 많은 조치의 대가보다 더 크다"며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미국의 금리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내달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도 또 다시 빅스텝 기로에 섰다. 

    한은 금통위는 이달 기준금리를 0.50%p 인상한 빅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0%까지 올렸는데 미국이 또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경우 양국간 금리 격차는 기존 0.25%p에서 1%까지 벌어질 수 있다. 또 미국은 12월에도 FOMC가 예정돼 있어 자칫 양국간 격차가 1.5%p 이상 벌어진다면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은 시간문제라는 우려가 많다. 

    이승헌 한은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미국의 전반적인 물가 상방 압력이 여전히 크고 광범위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긴축을 강화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돼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금융·외환시장의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경우 적기에 시장안정 조치를 실시할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