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파도 "4.75% 넘길 수도…근원물가 안정이 관건"9월 근원물가 6.6%↑…40년만 최대폭·시장전망 상회5연속 '자이언트스텝' 전망도…IMF "美물가 7.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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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내 매파(통화긴축 선호) 목소리가 무섭다. 연준 내부에서 내년 봄 기준금리를 4.75%이상으로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각에선 올해 남은 2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5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거라는 전망도 제기한다. 이 경우 역전된 한미간 금리 차이는 최대 1.25%p까지 벌어질 수 있다.18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미네소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근원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진전이 없으면 4.5%나 4.75% 등의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멈춰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기준금리가 5%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발언이다.지난달 FOMC 회의후 공개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전망)를 보면 19명중 6명(32%)이 내년 금리를 4.75~5%로 전망했다. 외신은 카시카리 총재가 연준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성향으로 분류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계속된 금리인상에도 물가 둔화가 예상보다 덜하자 비둘기파마저 매파 성향으로 돌아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1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96.808(1982~84=100 기준)로 1년전보다 8.2% 올랐다. 전달보다는 0.4% 상승했다. 오름폭은 6월 9.1%, 7월 8.5%, 8월 8.3%, 9월 8.2%로 석달째 둔화됐다. 8월에 이어 2달 연속 시장의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빼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려고 작성하는 근원 CPI는 298.442로 1년전보다 6.6% 상승했다. 1982년 8월이후 40년만에 가장 큰폭으로 올랐다. 전달(6.3%)보다도 상승폭을 키웠다.앞서 미셸 보먼 연준이사도 물가안정 징후가 나타나지 않으면 상당한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고,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총재도 내년 봄 기준금리 수준을 4.5∼4.75%로 보는 등 연준 내 물가안정을 우선하는 메시지가 계속 나오는 모습이다.연준은 지난달 3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를 3.00~3.25%로 끌어올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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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사롭지 않은 부분은 미 기준금리 상단을 5.25%에서 최대 6%까지도 열어두는 분석이 계속 나온다는 점이다. 13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영국 메이저 금융사 바클레이즈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2월 미 기준금리를 5.00~5.25%로 예상한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애나 웡 미국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본 전망은 5%에서 인상을 멈추는 것이지만 자연 실업률이 높거나 기업 생산성이 떨어지면 (금리가) 내년 3분기에 6%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한국은행이 지난 12일(한국시각) '빅스텝'(0.50%p 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한미간 금리 격차는 일단 0.25%p로 좁혀졌다. 하지만 연준이 다음달 2일 FOMC 회의에서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 금리 차이는 1.0%p로 벌어진다.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라 한은이 다음달 사상 초유의 '더블 빅스텝'을 단행할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금리 차이는 다시 줄겠지만 올해 금융통화위원회 일정이 다음달 24일 끝나는 반면 연준의 FOMC 회의는 12월에 1차례 더 예정돼 있다. 바클레이즈 전망처럼 연준이 5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금리 차이는 1.25%p까지 벌어지게 된다.문제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1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서 미국의 올해와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각각 8.1%와 3.5%로 수정 제시했다. 종전 전망보다 0.4%p, 0.6%p 각각 올려잡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