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규모 광범위, 유-무료 이용자 보상 산정 난항SK㈜ C&C 초기 대응 책임 공방 한창... 수백억 분담 갈등택시업계 등 반발 수위 높여, 이용자들 집단소송 추진도
  • ▲ 전소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연합
    ▲ 전소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연합
    카카오가 판교 SK㈜ C&C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발생한 피해 보상안 마련에 난항을 빚고 있다. 광범위한 피해 규모를 산정하기도 까다로운 데다가, 책임 소재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면서 보상 절차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3시 30분경 SK㈜ C&C 데이터센터 내 전기실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3만2000대에 달하는 카카오 서버가 멈춰 섰다. 이로 인해 카카오톡을 비롯해 포털·게임·택시·인증·송금·결제 등 주요 서비스 13개가 일제히 올스톱되는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나흘만인 19일이 돼서야 카카오 서비스 대부분이 정상화됐다.

    카카오는 복구 시점에 맞춰 '카카오 서비스 장애 피해 접수' 채널을 열고 피해 접수에 들어간 상태다. 유료 서비스 이용자는 물론, 무료 서비스 이용자까지 보상에 나서겠다고 공지했다. 21일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현재까지 카카오 장애 관련 소상공인 피해 접수는 1254건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피해 규모를 일일이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고, 광범위한 사례를 확인하는 것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료 이용자의 경우 4700만명이 넘는 데다가 객관적인 손해와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개별 보상 혹은 일괄 보상을 진행할 지 여러 사례들을 개별적으로 취합해야 되는 시간적 제약이 있다.

    카카오와 SK㈜ C&C의 책임 공방도 보상안 마련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측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초기 대응을 둘러싸고 엇갈린 주장을 하면서 갈등을 빚는 상황이다. 수백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보상 금액을 분담하기로 한 만큼, 책임 소재를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프로'에 가입한 택시기사에게 '7550원'을 포인트를 보상했지만, 택시업계는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반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대여 시간을 연장하고, 3000 캐시를 지급한다고 했지만,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용자들의 집단소송까지 추진되는 상황이다. 네이버에는 '카카오톡 화재 장애로 인한 손해배상', '카톡 손해배상' 등 카톡 먹통 사태로 피해를 본 이용자들의 모임이 생겨나고 있다. 이들 카페의 가입자들을 합산하면 대략 50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만큼, 피해 규모는 KT 서울 아현지사 화재를 뛰어넘을 것"이라면서 "업계와 이용자들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보상안이 마련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KT는 2018년 발생한 아현지사 화재로 소상공인 1만 2000명에게 40~12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개인 고객에게는 피해 정도에 따라 1~6개월 이용료를 감면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