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정책 11월 중 300억 규모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주가 바닥... 보상안 마련 총력매출·영업익 성장 긍정적 vs 잇따른 악재·경영진 교체 부정적카카오 공식 입장 "연말 자사주 소각 없을 것"
  • ▲ 카카오 판교아지트 ⓒ카카오
    ▲ 카카오 판교아지트 ⓒ카카오
    카카오가 내달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한다. 최근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먹통 사태'로 등을 돌린 주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IB업계 및 카카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11월 중순 이후로 3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자사주 및 특별 자사주 합산)을 진행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내달 3일 진행되는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당초 카카오는 이사회를 통해 실적발표 직후에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시점을 보름 이상 가량 늦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경기도 판교의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 사태에 직면하면서다. 이로 인해 카카오 주가는 4만원까지 하락, 올 초 대비 50% 넘게 빠진 상태다.

    카카오 고위 관계자는 "자사주 소각은 원래 예정돼 있던 사안으로 연내 안으로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보상안 등 재발방지 대책이 우선순위라 시점 및 규모는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올해 2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향후 3년간 잉여 현금 흐름(별도 기준)의 15∼30%를 재원으로 해 5%를 현금 배당, 10∼25%를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연내 안으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기로 공시하고, 남궁훈 대표를 영입하면서 주가부양에 총력을 기울였다. 실제 지난 5월 11일 자사주 323만 9741주(2766억 7388만원)를 소각한 바 있다. 내달 진행하는 자사주 소각은 그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분기 연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1조 8223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17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 증가했다.

    미래 성장동력인 글로벌 사업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카카오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 3분기 연속 증가해 올해 상반기 해외 매출 비중은 21.9%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3453억원의 해외매출은 2분기에는 4159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주가부양 노력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이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들의 숨통을 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잇따른 악재와 잦은 경영진 교체로 주가 반등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최근 먹통 사태로 기업의 존폐까지 고민해야 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며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는 내달 진행되는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해당 안건의 경우 올 초 주총에서 결의된 사항으로 지난 5월에 진행졌다는 것. 물리적으로 주총을 열지 않은 상황에서 확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는 5월 자사주 소각 이후 별도로 계획이 없다"면서도 "다만 내년 상반기도 10~25% 수준에서 자사주 소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내년 3월 중으로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신원근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