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생산법인 설립고부가가치 제품의 현지화로 경쟁력 강화네옴시티 등 사우디 투자 확대에 호재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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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이 사우디아라비아 초고압케이블 생산 현지화로 수주 경쟁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사우디는 대규모 인프라 개발사업을 진행 중으로, 전력망 구축 면에서 대한전선에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한국을 방문 중인 칼리드 알팔레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만나 대한전선이 추진 중인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생산법인을 포함해 사우디 투자 및 중장기적인 사업 확대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한전선은 앞서 지난달 26일 사우디 투자부가 리야드에서 주최한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포럼’에서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생산법인에 대한 투자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최근 회담에서는 현지 생산법인 설립과 구체적인 사업 방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전선은 사우디의 송배전 전문 EPC(설계·조달·시공) 기업 ‘알 오자이미그룹’과의 합작법인(JV)을 통해 초고압케이블을 생산하는 ‘사우디대한 케이블&솔루션’을 세운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이 해외에 짓는 첫 번째 초고압케이블 생산거점으로, 내년 완공이 목표다.

    양사는 공장 건설을 위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위치한 첨단산업단지에 공장부지 약 7만㎡를 확보했다. 부지는 알 오자이미그룹이 보유한 곳으로, 대한전선의 고압급 전력기기 생산법인 ‘사우디대한’과 인접해 인프라 활용, 관리 효율화 면에서 공장 신축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우디대한은 대한전선이 2017년 알 오자미그룹과 리야드 공장밀집지역에 위치한 약 8000㎡ 면적에 설립한 HV(고압, High Voltage)급 전력기기 생산공장이다. 케이블을 연결하는 접속재 등을 통칭하는 전력기기는 케이블의 수명과 안정도를 담보하는 중요 부품이다.

    당시 사우디는 HV급 전력기기를 독일과 미국 등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전선은 사우디대한으로 전력기기 생산을 현지화하는 한편 사우디를 글로벌 전력기기 생산기지로서 아프리카와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전략이었다.

    사우디대한의 지난해 매출은 30억원, 올 3분기 누적 16억원 규모로 크지 않다. 사우디 현지의 첫 번째 HV급 전력기기 생산공장인 만큼 상용화 이전 복잡한 기술 인증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사업의 안정화에 상당수 시간이 소요된 여파로 풀이된다.

    초고압케이블 생산공장이 완공되는 내년부터 분위기 반전이 예상되고 있다. 초고압케이블은 해저케이블과 함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대한전선은 사우디를 시작으로 카타르, 쿠웨이트 등 GCC(걸프협력회의) 전역과 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해 380kV급의 초고압케이블 공급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의 현지 생산화 전략은 사우디의 미래 신도시 투자 관련 수주전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우디는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2만2만6500㎢ 면적의 미래도시 ‘네옴시티(Neom City)’ 건설을 추진 중으로, 총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달한다.

    네옴시티는 석유에 의존해온 경제를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프로젝트다. 1차 완공 목표는 2025년으로 도시에 필요한 주택·항만·철도·에너지 시설 등 대규모 인프라 입찰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네옴시티를 비롯해 사우디가 ‘비전 2030’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한전선은 현지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도 전력 및 인프라 사업 협력을 약속하며 파트너십을 강화해가고 있다.

    나형균 대한전선 사장은 “사우디는 1970년대 대한전선의 통신케이블 수출 후 케이블 교역의 첫 포문을 연 이후 50여년 동안 중요한 수출국”이라며 “사우디 초고압케이블 생산법인은 대한전선의 경쟁력 축적과 사우디에서의 사업 확대에 중요한 의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