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산업 위축, 수요감소에 하반기 실적 반토막화물연대 파업, 태풍 힌남도 등도 악재로 작용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아, 부진 지속 예상
  • ▲ 철강 업계가 올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모습. ⓒ연합뉴스
    ▲ 철강 업계가 올해 힘든 시기를 보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모습. ⓒ연합뉴스
    철강 업계는 여러 악재가 겹치며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간 것과는 달리 하반기들어 본격화된 경기침체에 철강 업체들의 실적은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냈다. 

    업황이 악화된 데다가 화물연대 파업, 태풍 힌남노 여파까지 겹치면서 철강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감내해야 했다. 

  • ◆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하반기 실적 ‘반토막’

    주요 철강 업체들은 올 상반기까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올해 1분기 2조2577억원, 2분기 2조982억원으로 분기 기준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현대제철도 1분기 6974억원, 2분기 8221억원으로 각각 129.5%, 50.8% 증가한 호실적을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1분기 2058억원, 2분기 2937억원으로 전년대비 32.7%, 31.3% 늘어난 성적을 거뒀다. 세아제강도 1분기 599억원, 2분기 683억원으로 280.5%, 87.9% 증가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하지만 3분기부터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철강 업체들이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다. 포스코는 9195억원으로 70.5%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의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 2020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3분기 영업이익은 3730억원, 1485억원으로 54.9%, 50.2% 감소했다. 주요 업체들의 실적은 그야말로 반토막이 난 셈이다. 

    하반기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이 거론된다. 자동차를 비롯해 조선, 건설 등 전방 산업의 철강 수요가 줄어들면서 철강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다. 게다가 고환율, 고유가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 산업은 장기간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어 수요가 증가해야 업황 개선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수요가 늘지 않아 부진한 업황에서 탈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4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4분기 영업이익은 8407억원으로 64.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현대제철은 3242억원, 1531억원으로 각각 58.0%, 18.6%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세아제강만 761억원으로 73.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박현욱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실적 부진은 글로벌 철강 가격 약세와 경기 불확실성 확대로 제품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라며 “4분기에도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개선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 ▲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 화물연대 파업, 노조 리스크 등 악재 겹쳐

    철강 업계는 업황 악화에 화물연대 파업,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야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유지를 주장하며 정부와 갈등을 벌이다 올해 6월과 11월, 두 차례 대규모 파업을 단행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월7일부터 12일 기준, 화물연대 파업으로 철강을 비롯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요 업종에서 1조6000억원 규모의 생산·출하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중 철강 업종에서는 육상 운송화물을 이용하는 대부분의 제품 반출이 제한되면서 총 45만톤, 6975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포스코는 재고 적재공간 부족으로 선재, 냉연공장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11월에도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진행됐다. 화물연대의 16개 지역본부는 지역별로 세부적인 투쟁 전략을 수립했으며, 포항 지역의 경우 철강 운송을 저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총파업이 본격화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일까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KG스틸 등 5개 철강사의 누적 출하차질 금액은 8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철강업계 전체로 하면 1조원이 넘는다. 

    철강 업계는 하루 평균 약 10만톤 규모의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감산 위기까지 놓였다. 하지만 정부가 이달 8일 철강과 석유화학 분야의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모면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올해 노조 리스크를 겪고 있다. 노조는 특별공로금 400만원 지급을 두고 갈등을 벌이다 지난 5월2일부터 9월24일까지 146일 동안 충남 당진제철소에 위치한 사장실을 점거했다. 

    노조는 점거를 풀었지만 곧바로 게릴라 파업에 나서면서 사측을 입박했다. 노사는 24일 상견례를 갖고 임단협 타결을 위한 대화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 ▲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복구가 진행되는 모습. 
 ⓒ포스코
    ▲ 포스코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에서 복구가 진행되는 모습. ⓒ포스코
    ◆ 태풍 힌남노 여파, 포스코 복구작업은 현재 진행중

    올해 9월6일 태풍 힌남노로 인해 철강 업계는 큰 피해를 입었다. 특히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침수가 발생해 전 공장 가동중단을 하기도 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당시 오전 6시경 시간당 101mm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4시간 기준으로도 354.5mm에 달했다. 또한 3분 인접 압연지역부터 전 제철소로 순식간에 620만톤의 흙탕물이 유입됐다. 

    포스코는 현재 18개 압연공장 중 13개 공장 복구에 성공했고 내년 1분기쯤 완전 정상화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힌남노 여파로 2조원 규모의 매출액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는 이달 말 스테인리스 2냉연공장, 1전기강판공장을 가동해 전 제품 공급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또 내년 1월 안으로 도금공장,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을 차례로 재가동해 복구 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태풍 힌남노 대응과 관련, 국정감사에서 질타를 당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지난 10월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사전에 어떤 대비를 했는지에 대한 질의에 “태풍이 오기 일주일 전부터 자연재해재난 비상대책 TF를 구성했고 전날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전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태풍이 오기 3일전에 골프를 치고, 전날인 5일에 미술 전시회에 방문한 사실을 추궁당했다. 이에 최 회장은 “골프 및 미술 전시회 방문 일정이 있었지만 시간대별로 보고를 받았다”면서 “최대한 복구 기간을 단축해 국가경제에 영향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