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22.8조→18.5조, KB 24.8조→20.5조4대금융 연초 대비 13조 증발주가제고 방안 주총 화두로
  • ▲ 4대 금융지주ⓒ뉴데일리DB
    ▲ 4대 금융지주ⓒ뉴데일리DB
    정부와 정치권이 합세한 전방위 압박에 은행주 하락세가 멈추질 않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시가총액은 연초 고점 대비 1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이달 3거래일 모두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금융지주가 속한 KRX 은행 지수는 이달 초 654.7에서 전날 635.4까지 3% 하락했다.

    시가총액도 줄줄이 주저앉아 신한지주는 1월26일 22조8000억원에서 18조5000억원을 내려앉았다. KB금융도 1월 17일 연고점 대비 4조3000억원 가량의 시총이 사라졌다. 시총은 20조5000억원으로 20조 클럽에 이름만 간신히 걸쳤다. KB금융 시총이 20조원 아래로 내려간 건 2022년 11월 이후 아직 없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고점대비 2조9000억원, 1조3000억원 줄었다.

    무너지는 주가는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하는 고강도 압박 탓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은행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성과급 체계 등을 개편하는 태크크포스(TF)를 꾸리고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원회는 은행간 예대마진 담합 여부를 조사 중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은행 공공성 강화 및 규제 우려로 은행주가 조정을 거치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주가 하락세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규제에 민감한 외국인 보유 지분율이 높은 탓이다. KB금융의 경우 1월 한달간 외국인 순매수가 1680억원에 달했지만, 지난달 1538억원을 순매도했다. KB금융 외인보유지분은 지난달 13일 74.3%에서 전날 72.98%로 줄었다.

    올해 실적전망도 밝지 않다. 당국 압박에 핵심 수익지표인 예대마진이 줄고 있어서다. 수신금리가 하락하고 있지만 대출잔액은 늘지 않고 있어 순이자마진(NIM) 상승세도 꺾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387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7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 은행이 맞이하는 환경은 작년과 확연히 다르다"며 "작년과 같은 NIM 개선세와 안정적인 건전성 지표 흐름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은행주가 제고와 경영실적 향상안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정기주총은 23일 신한금융을 시작으로 24일 나머지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개최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이익을 거둔 만큼 배당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요구하는 주주 목소리와 실적개선 전략이 소개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에서 앞으로의 전략을 묻는 질문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