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무부, 양극활물질 구성 소재 분류북미 지역서 당장 구하기 어려워… 韓업계 기존 공정 유지 가능2025년부터 中 핵심광물 조달 금지 전망… "공급망 다변화 절실"
  • ▲ 미국 재무부. ⓒ연합뉴스
    ▲ 미국 재무부. ⓒ연합뉴스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결정하는 배터리 세부 조건을 발표하자, 국내 배터리업계는 기존 제조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돼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2025년 이후에는 중국 광물 비중을 대폭 줄여야 할 전망이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양극판-음극판을 배터리 부품으로 규정하고 양극 활물질은 부품으로 포함하지 않는 내용이 담긴 전기차 배터리 관리 세부 지침 규정안을 공개했다. 해당 규정은 오는 18일부터 시행된다.

    이에 따라 양극판, 음극판은 부품으로 간주돼 향후 북미 제조-조립 필요성이 커졌다. 다만 양극 활물질은 구성 소재로 분류되면서 FTA 체결국인 한국에서 생산해도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한국 기업은 구성 재료인 양극 활물질 등은 국내에서, 이후 양극판-음극판을 만드는 단계는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어 기존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상 보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 활물질은 북미에서 조달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 부품으로 포함이 안 됐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며 “국내 업계 측 의견 대부분이 반영돼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고 전했다. 

    핵심 광물은 추출-가공 중 한 과정에서만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미국 또는 FTA 체결국에서 창출하면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한다. FTA 미체결국에서 광물을 추출했더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면 보조금 대상이 된다. 

    지금처럼 국내 업체들이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나라에서 수입한 광물을 국내에서 가공하면 하면 된다는 의미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IRA 가이던스 내에 배터리 부품-광물 요건이 명확하게 규정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미국의 전기차 업체들과 우리 배터리 기업 간 전략적 파트너십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며 "해외 의존도가 높던 소재 분야도 공급망 내재화가 강화돼 국내투자 활성화와 더불어 수출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앞으로 중국 광물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미국 정부가 배터리 부품은 내년부터, 핵심광물은 2025년부터 ‘외국 우려 단체’로부터 조달하는 것을 금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세부 지침에서도 우려 국가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공지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업체가 다수 포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2025년부터는 중국의 광물을 우리 배터리 제조에서 제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이 청정 에너지 공급망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탄력적인 대체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은 이전부터 원자재 공급망 다각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미국의 움직임을 계속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