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피해지원금 사용처 전국 주유소 36% 불과지원금 못 쓰는 자영 주유소 … 저가 주유소에 항의정유사 최고가격제 정부 손실 보전 기준 두고 엇박자 조짐
  • ▲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뉴데일리DB
    ▲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뉴데일리DB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에 이어 고유가 피해지원금까지 시행되면서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직영 주유소는 물론 상당수 자영 주유소가 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다. 자영 주유소들의 숨통이 막히면서 ℓ당 1900원대로 판매 중인 인근 업주에 항의하는 등 자영 주유소 간 가격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습도 감지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가격 통제와 지원금 사용 제한이 맞물리면서 시장 혼선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중동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에 따라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최대 60만원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된다. 하지만 연매출 30억 이상 주유소는 가맹점에서 제외됐다. 주유소협회에 따르면 고유가피해지원금 사용처 중 주유소는 전국에서 36% 불과하다.

    국회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17개 시·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주유소 중 약 12%에서만 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울산은 주유소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에서 제외돼 사용 가능 비율이 0%다.

    한 주유소 관계자는 "아침부터 지원금 사용 가능 여부를 묻는 문의가 빗발친다"며 "고유가 지원금인데 주유소에서 사용할 수 없으니 사실상 일반 민생지원금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주유소 관계자는 "가격은 묶어놓고 지원금은 주유소에서 못 쓰게 하니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공급가격 상한선을 제한하는 제도지만, 주유소 입장에서는 '착한 주유소'와 '비싼 주유소'로 나뉘는 분위기 속에 가격 인상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원금에서 소외된 주유소들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면서 자영 주유소 간 가격 갈등으로 불만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ℓ당 1900원대와 2000원대 가격대를 두고 인근 주유소 업주들 사이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는 1900원대 판매 주유소를 직접 찾아가 '언제까지 그 가격을 유지할 것이냐'며 항의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2000원 선을 넘었다.

    주유소협회는 앞서 지난 21일 한국석유유통협회와 공동으로 주유소업계 긴급호소문 등을 내기도 했다. 주유소협회 측은 "최근 국제유가 지속적인 상승과 중동 정세 불안으로 전례없는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면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 제외, 매출 절반 차지하는 유류세에 대한 카드수수료 부담 등 불합리한 정책으로 인해 주유소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러한 혼란이 언제 해소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7일 석유 최고가격제와 관련해 "전쟁이 종결되고 유가가 안정되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종료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로서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김 장관은 종료 조건으로는 ▲중동 전쟁 종결 ▲호르무즈 해협 원유 흐름 정상화 ▲사후 정산 및 제도 개편 등을 제시했다.

    정유업계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에 따른 손실보전액 산정 기준과 정산 절차가 명확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상한제가 시행되는 상황에서 손실 보전 기준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