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회비 면제·추가 캐쉬백 등 마케팅 치열수수료율 40년째 그대로 … 리터당 30원 떼가는 꼴정유사·주유소 고통 분담 속 '카드사만 배부르나'
  • ▲ 주유하는 모습.ⓒ뉴데일리
    ▲ 주유하는 모습.ⓒ뉴데일리
    최근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로 고유가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주유 관련 마케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상생 금융 기조에 맞춰 유류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정작 카드사는 고유가에 따른 결제액 증가로 수수료 수익을 챙기고 있어 일선 주유소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는 주유 특화 카드를 중심으로 여러 혜택 이벤트를 출시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신한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를 포함한 주요 카드사는 주유 특화 카드 신규 발급시 연회비를 100% 돌려주거나 기존 주유 할인 혜택에 리터당 추가 캐시백을 얹어주는 등의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주유지원금 추첨 등 판촉에 나선 것은 "주유비는 소비를 줄이기 어려운 품목인 만큼 실질적인 도움을 주겠다"는 명분에서다.

    하지만 주유소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기름값 상승과 사재기 조짐 등으로 소비자 발길은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주유소에게 카드 수수료는 큰 부담이다.

    현재 주유소가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1.5%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일 때 30원 가량을 꼬박꼬박 떼어가는 셈이다.

    특히 1967년 도입된 유류세는 통상 석유제품 최종 판매액의 50%를 차지한다. 주유소는 소비자가 결제한 금액 중 절반을 세금으로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카드 수수료는 세금을 포함한 전체 결제액을 기준으로 매겨진다. 유류세에 대한 수수료까지 주유소가 떠안으면서 실제 체감 수수료율은 3%에 달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카드 결제 비중이 98%에 달하는 상황에서 주유소가 유류세분에 대한 수수료까지 전액 부담해야하는 구조적 모순이 심화하고 있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카드 우대 수수료 1.5%가 정해진 것이 기름값이 600원대이던 1985년"이라며 "당시 10% 미만이던 카드 사용률이 95%를 넘겼고 기름값도 3배 이상 올랐는데 40년 동안 다른 영세 업종들의 수수료가 인하될 때 주유소만 1.5%에 묶여있다"고 지적했다.
  • ▲ 지난 5일 서울 한 주유소.ⓒ연합뉴스
    ▲ 지난 5일 서울 한 주유소.ⓒ연합뉴스
    최고가격제와 전쟁 장기화 양상으로 마진이 마른 주유소와 대리점 업계는 한시적 수수료 인하로 고통 분담을 촉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가 급등으로 주유소는 외형 매출만 커져 카드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 반면, 카드사는 가만히 앉아 수수료 수익만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고물가와 고유가로 정유사와 주유소 모두가 힘든 상황에서 유가가 급등해 늘어난 수수료 수익만큼이라도 일시적으로 인하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정치권도 이 같은 불합리한 구조를 인지하고 개편 움직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는 "소비자들이 주유 시 카드 결제를 많이 사용하는 만큼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카드사의 협조를 당정 간에 촉구하기로 했다"고 공식화했다. 굳어진 관행이던 사후정산제 개선 논의가 본격화된 현재, 40년간 굳어진 주유소 카드 수수료율 체계도 근본적으로 개편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