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운용사, 잇달아 다이렉트 인덱싱 출시 및 사업 검토ETF 투자 대안 전망…향후 금투세 도입 시 절세 장점 부각증권사 지점 PB, 자신만의 지수 만들어 고객 확보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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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다이렉트 인덱싱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시장을 빠르게 추종하면서도 투자자의 개별 투자목적과 성향에 최적화할 수 있는 맞춤형 투자 기법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이렉트 인덱싱 시장이 미국 등 투자 선진국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한국에서도 급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1월 업계 최초로 'NH다이렉트 인덱싱' 베타 서비스를 출시, 자체 개발한 맞춤형 인덱스 서비스를 선보였다. 

    KB자산운용과 KB증권도 이달 말부터 협업을 통해 개발한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를 출시한다. 이밖에 한화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도 다이렉트 인덱싱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거나 검토 중이다.

    NH투자증권 다이렉트 인덱싱 투자자는 코스피‧코스닥과 같은 기본 시장 지수뿐만 아니라 회사가 자체 개발해 운용 중인 NH i-select 지수(테마형)를 선택한 후, 투자자의 취향껏 종목을 추가하거나 제외할 수 있다. 

    투자 비중도 투자자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 예컨대 고객은 코스피 상장 대표기업 15종목을 선택한 후, 구성 종목 중 소프트웨어 섹터 비중을 0으로 낮추고 반도체, 바이오 종목을 높이는 식으로 지수를 구성할 수 있다. 

    정기변경(리밸런싱) 주기도 1개월~1년 단위로 본인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만든 인덱스는 시뮬레이션(백테스팅)을 통해 성과를 확인하고 투자할 수 있다. 리더보드에 참가해 다른 투자자들과 지수 성과를 비교하거나 경쟁해 볼 수도 있으며, 마음에 드는 지수를 자신의 지수로 복제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에선 다이렉트 인덱싱이 자산운용사들이 점유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지분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F는 근 20년간 패시브 투자의 대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최근 ETF 시장은 테마형 상품으로 집중되면서 더 이상 차별화된 상품이 아닌 표준화된 투자상품으로 굳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가 직접 만드는 다이렉트 인덱싱은 대중화된 투자 수단인 ETF의 한계를 넘어 초개인화된 투자 방법으로 부상하고 있다"라며 "미국 금융업계의 경우 이미 다이렉트 인덱싱을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평가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블랙록, 뱅가드 등 세계 최대 운용사들은 최근 발 빠르게 다이렉트 인덱싱 사업을 준비하고 지수산출자(Index Provider)를 인수하고 있다. 

    금융 컨설팅 전문 회사 세룰리 어소시에이츠(Cerulli Associates)에 따르면 향후 5년간 다이렉트 인덱싱의 성장세는 연평균 1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자산 규모는 ETF에 비해 작지만, 니치 마켓으로서의 성장 잠재력은 ETF를 웃돌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오는 2025년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될 경우 절세 방안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투세 도입 시 다이렉트 인덱싱을 활용하면 손쉽게 연간 금융투자 수익을 5000만원 이하로 조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아 NH투자증권 상품솔루션본부장은 "미국의 손실이연제도 등을 활용, 손실이 발생한 자산을 매도해 과세표준을 낮추는 절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며 "개인의 손익 통산을 고려한 포트폴리오 구성 및 리밸런싱이 가능해질 경우, 향후 다이렉트 인덱싱의 정착 및 발전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도 다이렉트 인덱싱에 주목하고 있다. 자신만의 인덱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 만약 해당 인덱스가 성공할 경우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PB는 "PB가 자신의 이름을 딴 OOO지수 혹은 OOO인덱스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이라며 "만약 본인이 만든 인덱스가 성공할 경우 해당 PB는 엄청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진국의 경우 이미 수많은 PB들이 다이렉트 인덱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라며 "국내의 경우 해당 서비스가 빠르게 대중화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