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쪽 중증외상 환자… 골든타임 내 병원 도착 어려워 "중증외상환자 거점 병원 확대할 것"
  • ▲ ⓒ가천대 길병원
    ▲ ⓒ가천대 길병원
    길병원이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골든타임 1시간 내이송체계 구축에 돌입했다.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은 중증외상환자가 적절한 시간 내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비율이다. 

    이길재 길병원 인천권역외상센터 교수는 3일 본보를 통해 "인천권역외상센터가 지역적으로 동쪽에 위치해 있다 보니 서쪽에 있는 환자나 강화도, 영종도와 같은 섬에서 발생한 환자 이송 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한계를 토로했다.

    이어 "헬기로 이송한 경우에는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하지만, 기상 문제로 어려운 경우에는 구급차로 이송하게 되면 골든타임 내 인천권역외상센터에 도착하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구급대원이 환자의 상황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구급대원이 느끼는 부담감 또한 큰 상황이다. 

    이 교수는 "구급대원들이 중증외상환자를 이송할 경우 30분을 기준으로 이송할 수 있는 병원을 찾는다"며 "30분이 넘어가게 되면 구급대원이 환자를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도 가중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즉, 병원 전 단계부터 병원까지 원활하게 이송이 이뤄져야 1시간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 ▲ 이길재 인천권역외상센터. ⓒ가천대 길병원
    ▲ 이길재 인천권역외상센터. ⓒ가천대 길병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길병원은 최근 국제성모병원과 MOU를 체결했다.

    국제성모병원이 중증외상환자가 인천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기 전, 급성기 응급치료를 선행하면서 지역 내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의 초기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닥터카가 오기 전 환자 소생시간을 확보해 소생률을 높이겠다는 목표다.

    이 교수는 "국제성모병원과 MOU를 맺기 전 소방서랑 미리 인천 서부와 서구에서 발생한 환자를 중간에서 만나 이송하는 훈련도 해봤다"며 "어느 정도 효과를 봤지만 환자 상태가 너무 안 좋은 경우에는 근처 거점 병원에서 처리를 먼저 진행하는 방법이 좋을 것 같아 MOU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MOU는 국제성모병원에 도착한 중증외상환자가 병원 내에서 해결이 안 될 경우 닥터카를 통해 인천권역외상센터로 이송하는 체계다. 

    닥터카는 2019년부터 인천시에서 지원을 받아 운영됐던 사업으로, 병원에서 병원으로 중증외상 환자가 이송될 경우 외상외과 전문 의료진과 간호사가 탑승해 환자를 이송하는 시스템이다. 

    이 교수는 "국제성모병원 처럼 MOU를 맺지는 않았지만 이미 부천성모병원과 부천순천향대병원과 이런 체계를 지속하고 있다"며 "앞으로 다른 병원들과의 MOU를 통해 거점 병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인천권역외상센터에서 전원 된 환자 수는 44명인데, 이 환자들은 복지부에서 전원을 보내도 괜찮다고 정한 두 가지(화상, 수지)의 경우"라며 "외상센터도 병상이 없을 경우 환자를 받기 힘들지만, 조정해서라도 외상환자를 받으려고 노력한다. 타 지역에 비해 의료 인력도 많기 때문에 외상환자 수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은 경기도권을 포함해 예방 가능한 외상 사망률이 2015년 27.4%에서 2017년 16.7%, 2019년 13.1%로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