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고 69조원 넘어…올해 들어 20% 이상 증가발행어음형 잔고 14조원 돌파…연일 사상 최대 경신SG發 폭락 여파 거래대금 감소…안전자산 선호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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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파킹통장(수시입출금통장)'으로 불리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고가 69조원을 넘어서며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SG증권 사태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인터넷전문은행 대표 상품인 수시입출금통장의 금리가 일제히 낮아지면서 증권사 CMA가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권사 CMA 잔고 총액은 지난 7일 기준 69조3532억원으로 지난해 2월28일(69조5358억원) 이후 약 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20.6%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단기성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운용 대상에 따라 환매조건부채권(RP)형, 머니마켓펀드(MMF)형, 발행어음형, 종금형 등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특히 증권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자체적인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인 발행어음형 CMA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 중 발행어음형 CMA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 등 4곳이 운용하고 있다.

    지난 7일 기준 발행어음형 CMA 잔고는 14조6952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어음형 잔고는 앞서 지난 9일 사상 처음으로 13조원을 넘은 데 이어 지난달 31일 14조원을 돌파, 연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발행어음형 CMA에 자금이 유입된 데는 은행권의 낮아진 예금 금리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 5%를 웃돌았던 시중은행 예금 금리는 현재 3%대까지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고금리를 내세워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전문은행‧저축은행 등의 파킹통장의 금리도 2%대로 떨어진 상태다. 실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주요 인터넷은행 수시입출금식 상품은 최근 적용금리를 일제히 하향, 각각 2.40%, 2.50%, 2%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증권사 발행어음형 CMA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발행어음 CMA를 제공하는 증권사 중 금액 제한이나 우대금리 적용 여부와 상관없이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자율은 3.60%다. 이어 미래에셋증권(3.55%), KB증권(3.40%), NH투자증권(2.80%) 순으로 높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투자자예탁금과 신용거래융자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는 점도 개인의 자금이 CMA로 몰리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 지난 4월 24일 이후 이달 7일까지 증권사 CMA 계좌엔 무려 3조1203억원이 유입됐다. 이 중 7776억원은 발행어음형 CMA에 몰린 자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달 SG증권 사태로 거래대금이 30% 가까이 줄면서, 단기간의 현금 확보를 위한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시장을 떠도는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CMA 잔고는 발행어음형을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의 자본 확충이 이어지는 만큼 자기자본 2배까지인 발행어음 발행 한도 또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발행어음형 CMA는 자유롭게 입출금하고 고금리 혜택까지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국내 증시가 확실한 방향성을 찾기 전까진 CMA와 같은 안전자산 위주의 대응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