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부터 순차공개, 국내 대표 세단 라인업 자리매김기아 차량 디자인과 완성도 상승에 기여했다는 평가받아K3·K9 등 판매량 저조 모델 완전변경 앞두고 단종 예상
  • ▲ 왼쪽부터 기아 K3와 K9의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 왼쪽부터 기아 K3와 K9의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기아가 보유한 세단 라인업 K시리즈는 전동화, SUV 중심 변화에 밀려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단종설에 휘말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 준중형 세단 K3와 플래그십 모델 K9은 완전변경을 앞두고 단종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단종설이 불거지는 이유는 국내 판매량 부진 때문이다. K3는 올해 1분기까지 월 1000대가량 수요가 있었지만, 현대자동차 아반떼 부분변경 모델 출시로 올해 4월 기준 판매량이 600대까지 줄었다.

    K9도 올해 들어 판매량이 500대를 밑돌며 단종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같은 차급에서 가격도 더 비싼 제네시스 G90은 오히려 월 1000대 가량 판매되고 있다.

    기아 K시리즈는 2009년 K7부터 순차 출시하며 국내 세단 중흥을 이끌어왔다. 쎄라토, 로체, 오피러스 등으로 나눠져 있던 기존 세단 라인업은 K시리즈가 출시되면서 패밀리룩을 입었다. 아우디-폭스바겐에서 활동하던 피터 슈라이어 최고 디자인 책임자가 2006년 기아에 합류하면서 통일성은 물론, 완성도와 디자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각 세그먼트별로 ▲K3 ▲K5 ▲K8 ▲K9 등 준중형부터 대형까지 차급별 모든 세단 라인업을 확보했다. 중국과 러시아 등 소형차 위주 시장에서는 전략 모델로 K2를 선보였으나 지난해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2021년까지 생산했던 K7은 한 단계 윗급인 K8을 내놓으면서 단종된 바 있다. 해당 차급만 아니라 전 차종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현대차 그랜저와 직접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그랜저가 월 1만대 판매량을 유지하는 가운데 K8도 꾸준히 4000대 이상 수요를 나타내면서 전략이 적중하는 상황이다.

    K시리즈에서 존재감이 가장 부각되는 모델은 K5다. 3세대 K5는 2020년 연간 판매량 8만4550대로 같은 기간 쏘나타 판매량 6만7440대를 넘으면서 처음으로 쏘나타를 제치고 중형세단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도 페이스리프트를 거친 쏘나타 판매량이 월간 2000여대인 반면, K5는 3월부터 3000여대가량 판매되는 등 여전한 인기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K5와 K8의 판매량은 주요 모델인 SUV 라인업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셀토스와 스포티지, 쏘렌토로 이어지는 기아 SUV 라인업은 각각 매월 4000~6000대 판매고를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하반기 부분변경을 앞둔 K5 외에 완전변경 주기를 앞둔 K3와 K9이 단종될거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K3는 중국을 비롯해 15만대 가량 해외 수요가 있어 앞서 국내에서 단종된 쏘울처럼 해외전용 모델이 될 거라는 예측도 나온다.

    기아 관계자는 "K3와 K9의 단종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며 "두 모델이 부분변경을 거치고 얼마 되지 않은 만큼 현 시점에서 언급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기아는 대신 K3급 전기차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K9이 차지했던 플래그십의 자리도 전동화 SUV EV9에 내주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높은 전동화와 SUV 위주 신차 개발과 판매 집중에 따라 세단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며 “K5와 K8은 선전하고 있지만, K3와 K9은 판매량이 저조한 만큼 추가로 개발비를 투자할 유인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