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해외 전문가 CEO 선임 vs 경동, 멕시코 법인 개소성숙기 직면한 국내 벗어나 해외서 돌파구 찾기 ‘안간힘’"경동·귀뚜라미, 주요 거점 시장 내 경쟁 불가피 할 듯"
-
보일러 맞수인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가 비수기에도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11일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전날 김학수 해외영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김 신임 대표는 1994년 대우전자에 입사해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미국, 중국 등지에서 30년간 근무한 해외 전문가다. 대우전자 유럽본부 최고재무책임자(CFO), 경동나비엔 미국 법인장과 중국법인 총경리를 역임한 바 있다.2021년 1월부터는 귀뚜라미 해외영업본부장으로 합류해 북미지역 신제품 출시, 러시아 법인 설립, 중국 법인 안정화 등을 진두지휘했다. 귀뚜라미에 따르면 김 신임 대표가 해외영업본부장을 맡은 후 해외 사업 매출은 2년 연속 25% 이상 성장하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업계에서는 김 신임 대표 선임을 바탕으로 귀뚜라미의 해외 시장 진출이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 그는 경동나비엔 재직 당시에도 북미 진출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귀뚜라미는 지난 1999년 중국 천진 생산기지를 시작으로 2014년 미국, 2018년 우즈베키스탄, 2020년 11월 러시아 법인 설립 등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위탁개발생산(ODM)을 통해 미국 시장에 보일러를 공급하고 있으며, 러시아에도 콘덴싱 가스보일러를 비롯해 기름보일러, 전기보일러, 펠릿보일러 등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한 상태다. 또한 그리스 기름 보일러 시장에서는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이 밖에도 칠레, 우루과이, 브라질 등 남미 국가에도 기름 및 가스보일러 수출 중이며, 해당지역 판매 확대를 위해 현지 파트너사들과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모색 하고있다.앞서 경동나비엔은 지난달 30일 멕시코 법인을 개소하며 중남미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멕시코 법인은 미국, 중국, 영국, 우즈베키스탄 등에 이은 경동나비엔의 8번째 해외법인이다.멕시코의 경우 무더운 날씨로 보일러는 팔리지 않지만 회사의 또 다른 주력 상품인 온수기의 수요는 크다. 경동나비엔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한해 팔리는 일반형 온수기만 70만대 이상이다. 이에 따라 유럽 온수기 강자들도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해발고도가 2000미터를 넘김에 따라 공기 부족으로 오작동하는 온수기가 많은데 ‘콘덴싱 온수기’의 경우 안정적이고 효율이 훨씬 높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경동나비엔은 이미 남미, 해발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온수기 시장을 공략해본 경험이 있다. 칠레는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의 2배에 가까운 압도적인 1등이다.현재 경동나비엔은 47개국에 보일러, 온수기 등을 수출, 국내 보일러 전체 수출의 88%를 담당한다. 2008년 진출한 북미 시장에서는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러시아 시장에서는 2012년부터 벽걸이형 가스보일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캐나다와 우즈베키스탄 법인을 각각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경동나비엔 전체 매출의 약 67%가 해외에서 이뤄졌을 정도다.양사의 해외 진출 가속화는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서 판로를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일러 시장은 2000년대 초반 최고 호황기를 거친 이후 현재는 성숙기에 들어섰다. 업체마다 평가가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시장 규모는 연간 110만대에서 145만대 사이로 추산된다. 특히 보일러의 경우 평균 수명이 10년 내외로 다른 생활가전과 비교해 신규 구매 수요가 많지 않을 수 밖에 없다. 이에 보일러 업체들은 앞 다퉈 사업다각화와 신규 시장 발굴에 나서고 있는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통상 업계 비수기로 불리는 7~8월에는 주로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수립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진다”면서 “귀뚜라미의 해외시장 진출이 본격화할수록 양사의 글로벌 주요 시장 내 경쟁도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