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익률 매력…미래에셋증권 적립금 1위 고위험 상품에도 자금 몰려…제도 취지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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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도입 후 증권사로의 머니무브가 활발하다.  

    24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증권사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총 적립액은 1034억원(DC·IRP 포함)으로 전분기 557억원 대비 86% 급증했다. 

    디폴트옵션 성과가 공시된 지난 1분기 이후 3개월 만에 약 480억원이 증권사 퇴직연금 상품으로 몰려든 것이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방법을 고르지 않으면 사전에 정해둔 방식에 따라 자동 운용되는 제도다. 

    연 1~2% 수준의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여 퇴직연금 가입자의 노후 소득보장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지난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이달 12일부터 의무화됐다. 금융당국은 디폴트옵션상품의 수익률 경쟁 촉진을 위해 지난 1분기부터 수익률 및 가입 현황을 공시하고 있다. 

    적립액 대부분을 차지하는 IRP형이 765억원으로 전분기 460억원 대비 66% 늘었다. DC형도 적립액이 지난 1분기 97억원에서 2분기 269억원으로 177%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에서 디폴트옵션 총 적립액이 50억원 늘어난 데 그친 것과도 대조된다. 

    적립금이 가장 많은 상품은 미래에셋증권의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포트폴리오'로 220억원에 달했다. 이어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초저위험 포트폴리오'가 218억원으로 바짝 뒤쫓고 있다. 

    디폴트옵션 시행 취지와 달리, 대부분의 연금이 원리금보장 상품에 집중된 점도 수익률 공시 이후 서서히 완화되는 모습이다. 

    1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증권사 디폴트옵션 적립금 상위 1~4위 모두 원리금이 보장되는 초저위험 상품이었다. 반면 2분기 들어선 적립금 상위 5위 안에 고위험, 중위험 상품도 이름을 올렸다.

    적립금 3위를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의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의 경우 1분기 25억원에서 2분기 55억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6개월 수익률은 9.88%에 달한다. 

    최종진 미래에셋증권 연금본부장은 "2분기 가입 현황을 보면 가입자의 45%가 초저위험(원리금 보장) 상품에 분포돼 있지만, 나머지 55%는 이외의 고위험, 중위험 상품 등으로 유입이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디폴트옵션 제도 취지에 맞게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선 현재 은행과 보험사가 퇴직연금 적립금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며 향후 퇴직연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1분기 성적에서도 타 업권 대비 증권사 수익률이 높게 나타난 바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86%, 보험이 2.28%, 은행 2.25%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