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제도' 이후 상장 기업 9곳 공모가 하회기대수익률 하락에 열기 식어 하반기 대어급 IPO 흥행 촉각…분위기 반전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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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어급 기업이 상장 첫날 흥행에 잇달아 실패하며 하반기 IPO 시장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이른바 '따따블 제도' 이후 중소형부터 대형주까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기대 이하의 부진한 주가에 투심이 빠르게 식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이후 신규 상장한 국내 기업 19곳 가운데 9개 기업이 전일 종가 기준 공모가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주 가격제한폭이 400%까지 확대되면서 IPO 시장은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됐지만, 반대의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주목받은 넥스틸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21일 코스피에 상장한 넥스틸은 전일 1만8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2.34% 하락한 수준으로 여전히 공모가(1만1500원)를 밑돌고 있다. 넥스틸은 상장 첫날 공모가 보다 6.61% 낮은 1만74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파두도 흥행이 부진했다. 상장 첫날 파두는 공모가(3만1000원) 대비 10.97% 하락한 2만760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지난 14일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4만원선까지 돌파했으나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4% 하락한 3만5950원을 기록했다. 

    파두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대어급 상장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400%까지 오를 수 있는 '따따블' 제도가 도입된 지 두 달이 흐른 현재,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종목은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시큐센이 장중 한때 291% 오른 1만1750원을 기록한 것이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비상장 시장에서의 과도한 기업가치 상향으로 공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PO 분위기가 작년에 비해 좋아진 건 맞지만 비상장시장에서의 과도한 기업가치 상향은 유통시장 투자자의 기대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상장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낮아진 건 가격제한폭이 400%로 확대됐기 때문이 아니라 공모가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반기 IPO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요인은 대어급 기업들의 잇따른 상장이다. 올해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K에코플랜트 등의 상장이 예정돼있다. 

    특히 두산로보틱스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최대 2조원으로 거론되는 대어급이다.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해 오는 10월 상장을 예고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IPO 시장은 공모기업 수나 수익률 측면에서 굉장히 좋았지만 작은 기업들만 상장하면서 공모규모에서 아쉬운 측면이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조 단위 대어급 기업이 잇따라 상장하면서 시장이 전체적으로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