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사용연한 1년 연장, 교체비 부담↓… 터미널엔 물류 등 편익시설 확대

당정이 차고지 설치 가능지역 확대 등 전세버스 관련 규제를 개선하고, 버스 운수종사자 고용 지원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터미널에는 창고·물류시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설 수 있게 시설규제를 완화한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30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버스·터미널 서비스 안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박대출 여당 정책위의장과 백원국 국토교통부 2차관, 김정재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박 정책위의장은 "전국 방방곡곡을 운행하며 국민 이동의 모세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 버스·터미널이 운영 축소로 인해 서비스 수준도 따라 저하하는 악순환을 겪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규제 완화와 운영여건 개선 등 당정의 공동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당정에 따르면 현재 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해 승객이 대폭 감소한 이후 더딘 회복속도를 보이고 있다. 노선버스 승객은 2019년 1~5월 22억여 명이었으나 올해 같은 기간 17억 6000여 명으로 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버스의 승객 감소는 터미널에도 영향을 미쳤다. 터미널 매표 수입은 2019년 1754억 원에서 매해 하락하기 시작해 올 1분기 29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수입의 16%에 그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용객 수는 1억 7000여 명에서 2500여 명으로 대폭 하락했다.

이에 당정은 버스 교통체계의 지속 가능성 확보와 국민 이동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추진 방향으로 △불필요한 규제 개선 △운영 안정성 확보 위한 기반 확충 △민간 자율적 서비스·편의개선 유도 등을 제시했다.

먼저 버스는 차령 규제를 일시 완화한다. 차량교체의 비용부담이 운행 축소로 이어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시외·고속버스의 사용연한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버스 소화물 운송사업에 적용하는 운송구격 제한은 우체국 택배와 동일한 수준으로 낮춘다. 기존 20㎏ 미만의 중량은 30㎏ 미만으로, 4만㎤ 미만의 부피는 15.1만 ㎤ 미만으로 늘어난다.

전세버스 규제도 개선한다. 특광역시에 등록된 전세버스의 차고지 확보를 쉽게 하고, 노상 밤샘주차 민원을 줄이기 위해 차고지 설치 가능지역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전세버스 차량 교체 시 도입 가능한 차량연식 기준을 6년식 이내에서 8년식 이내로 2년 연장한다.

운수종사자 양성체계도 개선한다. 버스 운전기사 지원자들이 조속히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대형면허 취득부터 채용까지 '원스톱'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기존 '버스운전인력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확대해 올해 기준 300명인 대상자를 내년엔 500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각 지방자치단체에 버스운전 견습생 생계지원비 지급을 확산하도록 독려할 방안이다.

터미널에 대한 대책도 마련했다. 당정은 현장발권 감소세를 고려해 1일 이용인원 수에 다른 최소 매표창구 수 설치 기준을 완화하고, 무인발권기 인정 기준을 상향하기로 했다. 또 터미널이 최근 수요에 반영하는 다양한 편익시설을 갖춰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창고·물류시설·운동시설 등의 확대를 검토한다. 

자구노력에 한계가 있는 중소터미널은 관할 지자체와 힘을 합쳐 지원한다. 조례를 통한 재산세 감면 요청 등의 지원방안을 함께 협의할 예정이다. 또 예고 없는 휴·폐업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없도록 폐업이나 양도 등에 대한 사전 신고기간을 신설하는 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주요 터미널은 복합 개발을 통해 교통 거점기능을 강화하도록 유도한다.

백 차관은 "법령 개정 등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버스와 터미널 분야가 안정화할 수 있게 만들겠다"며 "국민의 이동권을 확보하는 핵심 교통수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