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외 기존 수요 회복 느려연초 대비 D램 수요 증가율 하향 조정스마트폰·PC 판매량 '역성장' 속 탑재량 증가 추세 위안아이폰15 최소 용량 높이기 나서… 범용 메모리 실적개선 버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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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새로운 수요처로 떠올랐지만 스마트폰과 PC, 서버 등 기존 수요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대신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되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다운턴이 끝나는 시점부턴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 개선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반도체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D램 수요 증가율은 연초 대비 하향 조정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스마트폰과 PC 출하량이 예상보다 부진을 이어가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D램 수요 증가율 전망치를 재차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연초에만 해도 8.1% 수준에서 수요 증가를 전망했으나 올해 중순경엔 이를 7%로 낮췄고 지난 8월 말 기준으로는 5.1% 수준으로 더 낮춘 상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예상보다 스마트폰과 PC, 서버 출하량이 저조한 상황"이라며 "AI서버 생산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존 서버와 스마트폰 출하 부진 속에 하반기 PC 출하 둔화 영향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WSTS)에 따르면 올해 PC와 스마트폰, 서버, 태블릿PC 등 반도체 수요처 대부분이 출하량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중에서도 스마트폰은 하반기 들어 전망치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한자릿수 후반대 역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PC도 10% 가까운 역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속 하락 중이다. 올 3분기에도 D램 고정거래가격은 업계 전반에 여전히 재고가 넘치는 상황에서 소폭 하락하거나 유지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심각한 수요 부진에 처해있어 수준 높은 감산에도 불구하고 소폭 하락하거나 유지되는 방향이 유력하다.

    수요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그나마 메모리 시장이 희망을 찾는 부분은 탑재량이 의미있는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PC와 서버향 메모리도 점차 탑재량을 10~20% 가량 늘리기 시작했는데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메모리 시장에 그나마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최근 출시된 애플의 신제품 스마트폰인 '아이폰15' 시리즈가 메모리 탑재량을 늘리면서 이 같은 추세가 스마트폰 제조사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는 기존에 출시되던 128기가바이트(GB) 용량 모델을 없애고 256GB부터 시작된다. 최저용량을 128GB에서 256GB로 높이면서 사실상 가격 상승효과를 꾀했다는 평가다.

    애플이 가격정책의 일환으로 용량 높이기를 선택했는지는 몰라도 메모리 제조사 입장에선 탑재량을 높인 애플의 결정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메모리 수요 중 스마트폰 분야가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마트폰 메모리 탑재량 증가는 결국 PC나 서버향 메모리 탑재량을 키우는데도 직접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AI 서버 투자가 메모리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등장하며 다운턴 극복 시계를 앞당겼다는 평가지만 기존 메모리 수요처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게 메모리 기업 실적의 발목을 붙잡는 상황이다. 최대 20%까지 늘어나는 메모리 탑재량으로 부족한 수요를 충당하는 동시에 AI 서버향 고부가 제품인 HBM 등을 중심으로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 신호탄을 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