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HMM 콜옵션 거부 및 주식전환청구권 행사 예정정부 지분율 40.7%→57.9%로 확대…지분 가치 4.6兆내년 이후 영구채 전량 주식전환 시 71.7%로 더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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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M의 대규모 신주발행 절차가 본격화했다. 채권단은 HMM의 1조 규모 영구채 조기상환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방침대로 주식전환에 나서면서 남은 영구채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최근 192회 전환사채(CB)와 193회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해 중도상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했다. 이들 영구채는 각각 4000억원, 6000억원 등 총 1조원 규모로 오는 10월 25일 만기가 도래한다.

    HMM은 만기 시 상환하지 않으면 금리가 오르는 ‘스텝업(Step-Up) 조항’을 고려해 조기상환을 요청했다. 

    해당 채권은 발행일로부터 5년이 되는 10월 25일이 지나면 가산 금리가 붙어 연 이자율이 기존 3%에서 6%로 급증, 이자 부담이 더 커진다.

    HMM의 콜옵션 행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주식전환청구권은 중도상환청구권보다 우선하기 때문. 

    산은은 7월 HMM 매각공고 당시 해당 영구채 주식전환에 따른 신주를 매각 대상에 포함하며 주식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산은의 영구채 보통주 전환에 따라 새로 발행될 주식은 2억주로, 신주 상장 이후 HMM의 주식총수는 현재 4억8903만9496주에서 6억8903만9496주로 늘게 된다.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현재 40.7%에서 신주발행 이후 57.9%로 확대된다.

    현재 HMM 시가총액은 8조398억원으로, 매각 대상인 57.9%의 가치는 4조6531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5조원대에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림, LX, 동원 등 인수후보자들도 5조 가량을 적정가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 주가가 매각가격 산정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매각공고가 난 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주당 2만1250원을 기록했던 HMM 주가는 현재 1만60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1조 규모 영구채의 주식전환이 현실화하면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남은 영구채 처리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채권단은 오는 10월 주식으로 전환할 영구채 외에도 총 1조6800억원 규모의 194~197회 CB를 보유 중으로, 이들 채권 만기는 2024~2025년 도래한다.

    산은과 해진공은 과거에도 전환가액 5000원보다 주가가 높은 상황에서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배임이라며 주식전환청구권을 적극 행사해왔다. 

    2021년 6월 산은은 3000억원, 같은 해 10월 해진공은 6000억원 규모의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수조원의 평가이익을 실현했다.

    이와 같은 기조에서 남은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시장에는 현재 유통주식의 70%에 달하는 3억3600만주의 신주가 더 쏟아지게 된다. 

    이 경우 주식총수는 10억2503만9496주로 확대되며, 정부 측 지분율은 71.7%로 증가한다. 현재 시총 기준 지분 가치는 5조7633억원에 이른다.

    산은이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와 남은 영구채 처리 문제를 따로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원매자가 이번에 산은과 해진공의 HMM 지분 57.9%를 모두 사들인다고 해도 향후 남은 영구채 주식전환으로 정부가 다시 14% 가량 지분을 보유하게 돼 원매자로서는 부담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HMM 매각가를 최소 7조원으로 추산했다고 하는데, 이는 남은 영구채 전량의 주식전환을 고려한 수치”라며 “현재 인수후보자들 가운데 자금조달 방안이 확실하고, 가장 큰 금액을 써낸 그룹에 HMM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