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CB 발행 2140억 등 자금조달 활발차입금의존도 작년 47.1%→올 9월 48%↑영업익 전부 금융비용으로…비용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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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이 채권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원활한 회사 운영과 차질 없는 투자계획 이행을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차입 확대에 따른 재무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으로, 신용등급 상향 시기도 더욱 늦춰질 것으로 전망된다.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이달 15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40억원 규모의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2년6개월이며 표면이율은 5.1%로 책정됐다.한진은 과거부터 시설자금, 채무상환자금,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은행권 차입 외에도 공모채와 사모채, 전환사채(CB) 발행 등 방법을 동원해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하고 있다.올 들어서는 3월 100억원의 사모채를 시작으로 3월 600억(공모채), 7월 200억(사모채)·400억(공모채), 8월 200억(사모채), 9월 200억원(사모채)의 회사채를 찍었다. 이들 사채의 표면이율은 4~5%대에 형성됐다.아울러 한진은 지난 7월 3년 만에 300억원 규모의 CB도 발행했다. 2020년 7월 발행했던 200억원의 CB와 3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차환을 위해서로, 부족 자금은 보유 현금에서 충당했다.한진은 이로써 올해 11차례에 걸쳐 총 2140억원을 채권시장에서 확보했다.지난해 7차례에 걸쳐 총 2480억원의 사채를 발행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올해 전체 조달액 규모는 다소 줄어든 반면 횟수로는 더욱 활발한 자금조달 활동이 전개됐다.한진은 글로벌 네트워크 1500억, 플랫폼 및 IT 1500억, 풀필먼트 8000억 등 1조1000억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세웠다.이를 통해 2025년 매출 4조5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달성하고, 아시아 대표 스마트솔루션 물류기업으로의 도약한다는 목표다.한진은 내년에도 회사채 시장 단골손님 명단에 오를 전망이다. 신규 자금조달로 회사채 및 CB 차환에 나서는 한편 벌어들인 현금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며 투자를 지속해야 하기 때문이다.실제 당장 내년 1월 340억원 규모의 공모채 만기가 끝나며 3월 400억원, 6월 480억원 등 상반기 총 122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하반기에도 185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할 예정으로 이들 회사채 차환을 위한 추가적인 사채 발행이 예상된다.자금조달 활동 지속에 따라 재무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한진의 부채비율은 2021년 182.2%에서 지난해 166.8%로 다소 줄었다가 올 9월 말 170.7%로 다시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도 2021년 47.3%, 2022년 47.1%, 올 9월 말 48% 등으로 상승 추세로 돌아섰다.한진의 이자비용을 포함한 금융비용은 2021년 1001억원, 2022년 1105억원, 올 3분기 누적 929억원 등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올해 연간기준 금융비용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전망이다.신용평가사도 한진의 영업이익 수준의 금융비용으로 손익구조가 미흡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한진의 영업이익은 2021년 994억원, 2022년 1145억원, 올 3분기 누적 929억원 등을 달성했다. 벌어들인 이익 전부가 금융비용으로 나가는 셈이다.한국기업평가는 “영업이익 수준의 금융비용 지출이 지속되며 손익구조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저금리 환경인 2020~2021년에도 금융비용이 1000억원을 웃돌았고, 2021년 하반기 이후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융비용 부담이 확대했다”고 진단했다.한진의 신용등급 상향 시기도 지연될 전망이다. 한진은 중장기 경영전략인 ‘비전 2025’를 발표하면서 2025년까지 신용등급 목표를 ‘A’ 이상으로 제시한 바 있다. 현재 한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다.한기평은 한진의 신용등급 상향 요인으로 ‘차입금의존도 42.5% 이하’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9월 말 기준 2조79억원 규모의 총차입금을 1조7600억원 규모로 2500억원 가량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