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판 반도체법' 곧장 시행R&D 25% 공제, 신규 장비 5% 공제사실상 'TSMC 지원법'라이칭더도 힘실어… "반도체, 대만의 핵심""亞 집중도 낮춰라"… 美·EU도 투자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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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한국을 필두로 미국과 EU는 물론 대만까지 각국 정부가 앞장서 파격적인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대만 정부는 삼성전자와 더불어 반도체 1강을 겨루는 TSMC를 지키기 위해 622조에 달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총력지원책이 나오자 마자 맞불 성격의 세제 지원책을 즉각 시행키로 했다.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오는 2월부터 대만판 반도체법으로 불리는 '산업혁신 조례 수정안'을 시행한다. 대만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를 보유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로 꼽힌다.이 법은 반도체 산업 내에서의 연구·개발 및 고급 공정용 신규 장비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29년까지 시행되며 연구·개발(R&D)이나 첨단 생산공정 설비에 투자할 경우 각각 투자비의 25%와 5%를 법인 소득세에서 공제해준다.지원 자격은 ▲연구개발비 60억 대만달러(약 2550억원) 이상 ▲생산공정 설비 투자비 100억 대만달러(약 4251억원) 이상 등으로 TSMC는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신청 기한은 오는 2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로, 기업은 제품 데이터,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순위, 수출입 거래 등에 대한 자료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TSMC, 리얼텍 등 대만 주요 반도체기업이 신청서 제출 의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대만 정부의 TSMC 지원 의지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 당선 이후 더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칭더 당선자는 "대만의 핵심인 반도체산업 발전을 이끄는 데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대만이 반도체 소재와 장비, 연구개발과 설계, 생산에 이르는 공급망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한국도 세계 최대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반도체 지원 사격에 나섰다. 2047년까지 총 622조원에 달하는 민간 투자를 통해 조성되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예정된 전체 면적만 2102만㎡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7배가 넘는다. 이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넓은 반도체 클러스터인 대만 TSMC 신주과학단지보다 약 3.4배 넓다.해당 클러스터에는 반도체 생산 공장 16개가 신설돼 총 37개 생산 공장이 갖춰지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생산 공장을 지원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 육성 방안도 포함하면서 전·후방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한다는 복안이다.세액공제 기간도 연장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만료되는 반도체 세액공제와 관련해 "법의 효력을 더 연장해서 앞으로 투자 세액공제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며 "세액 공제로 반도체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생태계 전체 기업의 수익과 일자리가 엄청나게 늘어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아시아 집중도를 낮추기 위한 유럽과 미국의 투자도 집중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지난해 총 430억 유로(약 62조원) 규모의 반도체법 시행에 합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대규모 기술 역량 구축, 투자유치를 통한 공급 및 탄력성 확보, 공급 부족 예측 및 위기 대응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미국도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마련하면서 5년간 총 520억 달러(약 75조5000억원)을 책정했다. 지금까지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집행한 지원금은 총 2600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