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시총 30위권 내 25종목 순위 변동기업밸류업 수혜 기아 시총 5위로…KB지주 17→12위 껑충배터리 어닝쇼크에 시총 상위 2차전지주 순위 전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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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부터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순위 지각변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표 성장주인 2차전지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감에 저평가주들로 수급이 쏠린 영향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코스피 시총(우선주 제외) 상위 30종목 중 5종목을 제외하고 손바뀜이 일어났다. 상위 종목들의 순위가 대부분 바뀐 것이다. 

    10위권 내 종목 중 한 달 동안 시가총액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건 기아와 현대차다. 

    지난 2일 기아는 전 거래일 대비 1만3200원(12.42%) 뛴 11만95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1만9000원(9.13%) 급등한 22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한 달 전 38조원대였던 기아의 시가총액은 지난 2일 기준 47조2122억원으로 22% 넘게 급증하면서 코스피 시총 순위도 6위에서 5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기아에게 순위를 내줬지만 한 달 사이 시총이 40조6766억원에서 46조528억원으로 13% 늘었다.

    오랜 시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했던 두 회사의 주가가 급격히 오른 건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가운데 이른바 저PBR업종 수혜주로 주목받으면서다.

    최근 금융당국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한국 증시의 저평가)를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 비교 공시를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나 기아는 올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하고, 이 중 50%를 소각하겠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정책까지 발표하면서 주가가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는 금융주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KB금융의 시총은 지난 2일 기준 25조4756억원으로, 1월 초(20조5957억원)보다 19% 증가했다. 순위는 17위에서 12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신한지주도 한 달 새 시총이 18위(20조2848억원)에서 15위(23조2277억원)로 세 계단 뛰었다.

    금융주 중에서도 하나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의 순위가 특히 껑충 뛰었다. 하나금융지주는 12조1753억원이던 시총이 15조9018억원으로 30% 늘면서 순위는 28위에서 아홉 계단 올라선 19위를 기록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33위이던 시총(11조110억원) 순위가 한 달 만에 일곱 계단 올라서면서 26위(13조4267억원)에 등극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증시를 선도했던 2차전지 종목들의 시총 순위는 연초 들어 전부 하락했다.

    테슬라 등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주요 배터리 기업들이 줄줄이 어닝쇼크를 기록하자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한 달 전만 해도 시총 2위(100조5030억원)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한 달 새 시총이 10%가량 감소하면서 SK하이닉스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포스코홀딩스도 시총이 37조275억원에서 34조684억원으로 줄면서 순위가 한 계단 내려온 8위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월 27조6866억원이던 시총이 한 달 새 22조3641억원으로 20% 가까이 줄면서 순위도 네 계단 하락한 16위로 밀려났다.

    삼성SDI의 순위는 11위로 동일하지만 시총은 5조원 넘게 빠졌다.

    2차전지 업황 성장이 둔회되는 가운데 저PBR주의 중장기적인 상승이 점쳐지는 만큼 시총 손바뀜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타일과 업종 순환매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면서 "자기자본이익률(ROE) 대비 낮은 PBR 종목이 속출했다는 점에서 저PBR 종목과 업종은 갭메우기 만으로도 높은 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용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까지는 2차전지 업체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부터는 주요 제조사들의 신차 출시가 이어지고 전기차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