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디너·스킵래깅·부신·베드 로팅… 마케터라면 주목해야 할 2024년 신조어

기술과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만큼이나, 이를 담아내고 표현하는 언어의 변화 속도도 그 어느 때보다 빨라지고 있다. 대중문화의 유행에서부터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를 이르는 말로, 어릴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자란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세대를 뜻함)의 은어, 기후 변화와 사회·과학 문제에 이르기까지, 언어는 시대상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브랜드브리프는 미국의 온라인 사전 사이트 딕셔너리닷컴(Dictionary.com)에 2024년 새롭게 추가된 단어들을 통해 최신 트렌드를 톺아보고자 한다.

한 끼 식사를 구성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되는 소량의 햄, 치즈, 과일, 방울 토마토 등과 같이 준비가 거의 필요하지 않은 간단한 식사. '걸 디너'는 2023년 5월 틱톡(TikTok) 유저인 올리비아 마허(Olivia Maher)가 올린 짧은 동영상에서부터 시작돼 대중화됐다. 올리비아 마허는 "먹는 양을 제한하는 것이 '걸 디너'의 의도는 아니"라며 "'걸 디너'는 정확히 내가 원하는 것들을 먹고, 내가 갈망하는 모든 맛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음식에 대한 기쁨과 감사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드(mid)

평범하고 인상적이지 않고 다소 실망스러운. 주목할만한 점이 없는 것에 대한 완벽한 설명.

△ 부신(Bussin)
멋진, 훌륭한, 놀라운. Z세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이 용어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에서 유래됐으며 놀랍고 멋진 것들을 설명하는 형용사로 쓰인다.

△ 디 이크(The Ick)
타인의 특정 행동이나 습관에 반응해 갑작스럽게 거부감이나 혐오감을 느끼는 것. 이 용어는 틱톡을 중심으로 데이트 문화 전반에 걸쳐 자주 쓰이며, 1990년대 TV쇼인 '앨리 맥빌(Ally McBeal)'에서 유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 엔시트화(Enshittification)
온라인 플랫폼 또는 서비스의 기능과 품질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현상. 플랫폼 또는 서비스가 사용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초반에는 혜택을 제공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사용자 환경보다 수익을 우선시하면서 품질이 악화되는 것을 뜻한다. 틱톡과 X(옛 트위터) 플랫폼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되며, 작가 코리 닥터로우(Cory Doctorow)에 의해 대중화됐다.

△ 베드 로팅(Bed Rotting)
스트레스나 신체 활동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간식 또는 전자 기기와 함께 침대에서 낮 시간을 보내는 행동. '로팅(rotting, 썩다)'은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드 로팅'을 자기 관리의 한 요소라고 생각해 긍정적 의미로 사용한다.

△ 프리티 프리빌리지(Pretty Privilege, 예쁨 특권)
자신이 속한 문화적 미의 기준에 맞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얻게 되는 외모에 기반한 사회적 이점. 백인이 인종에 근거해 사회에서 얻게 되는 이점을 일컫는 용어인 '백인 특권(white privilege)'과 동일한 구성을 보인다.

△ 스킵래깅(Skiplagging)
비용을 아끼기 위해, 최종 목적지로 가는 직항편 대신 해당 목적지를 경유하는 항공편의 항공권을 구입한 뒤 경유지에서 하차하는 행위. 예를 들어 인천공항에서 뉴욕으로 가는 직항 항공권 가격이 100만원이고 인천공항에서 뉴욕을 경유해 라스베이거스(LA)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80만원일 경우, 80만원 짜리 LA행 항공권을 산 뒤 경유지인 뉴욕에서 하차해 비용을 아끼는 것을 '스킵래깅'이라고 한다.

△ 바비코어(Barbiecore)
바비 인형을 모델로 장난기 있는 분홍색 의상과 액세서리, 장식 등으로 치장하는 스타일. 지난해 개봉한 그레타 거윅(Greta Gerwig)의 영화 '바비'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바비 인형에서 영감을 받은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 에코 시크(eco-chic)
매력적이고 패셔너블할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스타일과 디자인, 제품을 일컫는 용어.

△ 셰킷(shacket)
단추가 달린 셔츠 스타일의 옷으로, 두꺼운 천으로 만들어져 재킷처럼 다른 셔츠 위에 입는 옷. 셔츠와 재킷의 합성어.

△ 레인지 앵자이어티(range anxiety)
전기자동차 배터리가 목적지나 배터리 충전소에 도착하기 전에 꺼질 것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

△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
물가, 임대료 등의 상승은 시장의 압력이나 경제에 미치는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기업 경영진이나 이사회, 부동산 소유주 등이 이미 충분한 수익을 거뒀음에도 과도하게 욕심을 부려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용어.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 기존 제품의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크기와 중량을 줄여 사실상 가격을 올리는 효과를 보는 판매 방식)과 그림자 인플레이션(shadow inflation,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격은 올리지 않지만, 제품의 양이나 품질을 낮추는 것) 등도 최근에 딕셔너리닷컴에 새롭게 추가된 경제 용어다.

이 밖에도 딕셔너리닷컴은 한국의 '소주(soju)'와 일본의 '낫토(natto)' 등 2024년 새롭게 사전에 추가된 단어 1728개를 공개했다. 이 중 327개 단어는 새롭게 추가된 단어이고, 173개는 새로운 정의를 갖게 된 단어이며, 나머지 1228개는 의미가 바뀐 단어들이다. 딕셔너리닷컴에 추가된 2024년 단어들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