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명 현대사료로 복귀신약개발 관련 사업목적도 모두 삭제본업 '사료사업' 집중해 상장폐지 위기 넘겠다는 의지로 풀이돼카나리아바이오엠, 전체 임상통계 분석 후 향후 오레고보맙 개발 방안 검토할 듯
  • 난소암 치료제 후보물질 '오레고보맙'의 개발 실패로 상장폐지 위기를 맞은 카나리아바이오가 바이오사업 이전으로 돌아간다. 사료업체 정체성을 회복해 당면한 상장폐지 위기를 넘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나리아바이오는 지난 28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회사명을 현대사료로 변경 확정했다.

    신약개발과 의료용 물질 및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 등 신약개발과 관련한 사업목적도 정관에서 삭제하며 카나리아바이오는 현대사료 체제로 재정비를 마쳤다.

    현대사료는 2022년 6월 바이오사업 진출 기치를 내걸고 신약개발 관련 사업목적을 정관에 추가했지만 약 2년만에 바이오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당시 현대사료에서 카나리아바이오로 회사명도 변경했다.

    현대사료의 전신인 두올물산에서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바이오사업에 진출할 목적으로 2021년 9월 선임한 나한익 전 대표도 올 1월 사임했다.

    다만 카나리아바이오의 모회사인 카나리아바이오엠에서는 오레고보맙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오레고보맙 상용화의 부푼 꿈을 키우며 생산시설을 확보하고 굵직한 인물들을 영입해 바이오사업 기반을 다져놨기 때문에 이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아직 오레고보맙에 대한 완전한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만큼 이를 받아본 뒤 향후 바이오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카나리아바이오엠 관계자는 "기대만큼 중간결과가 좋게 나오지는 않았지만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을 전수조사해 통계를 다시 내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난소암을 적응증으로 한 오레고보맙 임상개발을 계속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오레고보맙 원 개발사인 캐나다 온코퀘스트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아직 확정적으로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올 1월 미국 데이터 및 안전성 모니터링 위원회(DSMB)는 올 1월16일 임상시험을 지속하기 위한 P밸류(통계적 유의성)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어 카나리아바이오에 오레고보맙의 글로벌 임상 3상 시험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DSMB의 조치는 권고적 효력밖에 없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 허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제약바이오기업들은 DSMB의 권고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후 카나리아바이오 주가는 1월16일 종가 5050원에서 994원까지 80.3% 급락했다.

    여기에 오레고보맙 임상개발 실패로 인해 무형자산 1456억원을 전액 손상차손으로 반영하면서 지난해 자본총계는 -53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3월4일부터 주식 거래도 중단됐다.

    감사인으로부터 2023회계연도 재무제표에 대해 '의견거절' 감사의견도 받으며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