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발 금융불안 고조2금융권의 건설, 부동산 연체율·고정이하비율 집계 이래 최고5대은행도 부실 늘어… 부실채권 대규모 상·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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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년간 지속된 고금리로 건설·부동산 업종의 대출 부실에 이어지면서 금융권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금융권의 경우 건전성 악화 지표가 집계 이래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시중은행들도 갈수록 확대되는 부실 규모에 올 상반기에만 3조2000억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털어냈다.

    14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금융업권별 건설·부동산업 기업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전체 금융권(은행+비은행)의 건설업과 부동산업 대출 잔액은 각 116조2000억원(55조5000억+60조7000억원), 500조6000억원(309조1000억+191조4000억원)에 이른다.

    전체 금융권 대출 잔액은 한은이 해당 업종 대출 통계를 금융업권별로 나눠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을 뿐 아니라 사실상 역대 최대 규모다. 

    대출 규모뿐만 아니라 부실대출 지표도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비은행권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올 1분기 기준 각 7.42%, 5.86%로, 2015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저축은행에서 건설업이 19.75%, 부동산업은 14.26%에 달한다.

    은행권도 건설·부동산업 연체율이 높았다. 올 1분기 건설 연체율은 1.01%, 부동산업 연체율은 0.24%로 2016년 3분기(1.37%), 2019년 1분기(0.24%) 이후 각 7년 6개월,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또한 은행권의 건설·부동산 업종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85%, 0.40%로 2019년 2분기(2.07%), 2019년 3분기(0.42%) 이후 각 4년 9개월, 4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일부 비은행업권의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만큼 부실자산에 대한 경·공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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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금융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고물가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올 상반기 3조2704억원어치 부실채권을 상·매각했다. 이번 상·매각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2조2232억원) 대비 1.47배 많다.

    5대 은행 상·매각 규모는 2022년 2조313억원에서 2023년 5조4544억원으로 급증했고 올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대출자가 많아지자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 정리에 나선 것.

    대규모 상·매각이 이뤄지면서 5대 은행의 지난 6월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한 달 새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새로운 부실 채권 증감 추이가 드러나는 신규 연체율(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전월 말 대출잔액)은 지난 5월 0.10%에서 6월 0.09%로 0.01%p 떨어지는 데 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연체율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며 "고물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가계·기업의 빚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경기 둔화 압력으로 부실채권이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철저한 건전성 관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