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에 은행 1Q 부실채권 13.4조… 1년새 3조↑은행권 1Q 부실채권 정리 3.5조… 1년 만에 8000억 증가기업대출 리스크 급증, 코로나 금융지원도 끝나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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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불황에 대출 원리금을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들이 늘면서 대출 부실이 눈에 띄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에 대한 돌파구로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부실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향후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3월말 부실채권비율은 0.50%로 지난해 말보다 0.03%포인트(P) 올랐다. 1년전과 비교하면 0.09%포인트 높아져 3분기 연속 상승했다. 

    부실채권이란 원리금(원금+이자)을 제때 갚지 못해 연체된 대출채권을 가리킨다.

    올 1분기 부실채권 규모는 1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9000억원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조원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기업여신은 2조5000억원 늘어난 10조7000억원, 가계여신은 5000억원 증가한 2조5000억원이다. 

    은행 기업대출이 가계대출 보다 빠르게 불어나면서 기업대출의 질 악화가 은행 건전성 뇌관으로 떠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 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대출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지원이 종료되면서 수면 아래 억눌려 있던 기업대출 리스크가 급부상할 가능성도 커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금융지원 금액은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76조2000억원에 이른다. 

    또 고금리 터널 속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둘러싼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개 은행이 보유한 건설업체 대상 대출채권은 총 20조50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1조9605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이 PF 연착륙을 위해 부실사업장 옥석가리기에 나서면서 부실 우려 사업장은 속출할 전망이다. 

    은행 관계자는 “PF 사업 구조상 수많은 금융사가 얽혀 있는 만큼 리스크가 연쇄적으로 불거질 수 있어 부실이 터지면 은행들의 부담도 상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실이 계속 쌓이자 은행들은 손절에 나서고 있다. 

    올해 1분기 5개(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이 매각한 부실채권은 총 1조14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5% 증가했다. 

    은행권 전체로 보면 1분기중 3조5000억원이 부실채권이 정리됐다. 전년 동기 대비 8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회수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채권원가에 못 미치는 돈을 받고 자산유동화 전문회사 등에 부실채권을 넘긴 것이다. 

    은행들의 대손충당금도 덩달아 확대됐다. 

    은행권 전체 대손충당금 잔액은 올 1분기 2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불황으로 원리금을 제때 못 갚는 차주들이 늘면서 은행 대출의 질도 악화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은 신용손실에 대비해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고 취약차주 등에 대한 채무조정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