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노사정 대표자 회의 개최… 공식대화 8개월 만청년위원회 설치 결정… '인공지능과 노동' 연구회 구성고용장관 "노동개혁은 시대적 소명… 노사정이 힘 모을 때"
  • ▲ 김문수(왼쪽부터)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권기섭 경사노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김문수(왼쪽부터) 고용노동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권기섭 경사노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정 대표자 회의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노사정 대표 4인이 산업전환과 근로시간 개편, 일·생활 균형 등 사회적 대화에 속도를 내기 위해 한데 모였다. 노사정 대표자들의 공식적인 만남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경사노위는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열었다.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과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직전 경사노위 위원장을 지냈던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및 권기섭 경사노위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경사노위 내에 계층별 위원회인 청년위원회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

    사회적 대화의 목표로 설정된 '미래세대의 좋은 일자리 창출'에 따라 청년들이 직접 참여하는 식으로 별도의 의사소통 통로를 마련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해 권기섭 위원장은 회의 종료 후 기자들을 만나 "청년위원회가 굉장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고령자의 계속고용에서도 청년이 중요하고 근무 유연성 및 안정성도 청년의 좋은 일자리 창출과 관련돼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비정규직, 소상공인 계층별 위원회와 관련해선 "시급성이 없고 형식적으로 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당장은 청년위원회를 구성하고 꼭 필요한 의제가 있다면 추가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사노위는 이날 오후부터 한국노총과 실무회의를 열고 청년위원회 위원 구성과 관련해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속히 위원회를 발족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날 회의에선 배달, 택배 등 플랫폼 노동과 관련해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견이 모였다.

    기존에는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었다.

    권 위원장은 "현재 정부의 노동약자보호법도 진행되고 있고 각종 플랫폼 노동자 보호 관련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별도의 위원회를 두어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미래세대 특별위원회에서 다뤄지고 있는 의제인 산업전환도 별도의 위원회를 통해 관련 논의가 진행된다. 또 인공지능(AI)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노동' 연구회가 구성된다. 노사정이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경사노위는 2월 합의에 따라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특별위원회 △일·생활 균형위원회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 등 3개 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이날 회의 결과 저출생 극복을 위해 근로자와 기업이 유연하게 근로시간을 선택·활용하는 방향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내용 등을 우선 논의하고, 근로시간 개편에 대해서는 노사 현장 간담회와 토론회로 사회적 공론화하기로 했다.

    정년연장 등 의제에 대해서는 현재 정부가 국민연금 개편안을 발표한 만큼 이에 맞춰 토론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집중 논의해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모인 노사정 대표자들은 모두발언에서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의 속도를 높이자는 메시지를 냈다.

    권기섭 위원장은 "과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진정성 있는 합의 도출을 위해서는 논의 속도와 밀도를 높이고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는 데 노사정 대표자 회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만큼, 오늘 회의가 상징하는 바가 크다"며 "올해 2월 복원된 사회적 대화가 이제 다음 단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동명 위원장은 "올해 2월 경사노위 본위원회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 대화의 원칙과 방향'을 합의한 이후 6개월의 시간이 지났다"며 "우선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정리하고 입장차가 큰 의제들은 대안을 제시하며 서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국회 차원의 사회적 대화 채널 마련 추진에 대해 "중층적 사회적 대화 체제는 더욱 활발해질수록 좋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이는 기존 경사노위 논의의 보완재이지 대체제는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경사노위 중요성을 강조했다.

    손경식 회장은 "글로벌 산업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우리 노동관계법·제도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경제활력은 감소하고 좋은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의 목표는 기성세대의 이해관계만을 생각하거나 당면한 현안 해결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문수 장관도 "노동시장 활력은 떨어지고 격차는 심화되고 있어 이대로 가다간 더 이상 청년에게 미래는 없다"라며 "노동개혁은 우리의 시대적 소명으로, 노동약자 보호에 노사정이 힘을 한데 모으자"고 당부했다.

    이어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사회적 대화를 통해 구체화해나가길 바란다"며 "정부는 현장 속으로 들어가 근로자, 기업,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국민과 함께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처음으로 열린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격월로 정례화될 예정이다. 권 위원장은 "필요시 요청에 따라 비공식적으로 더 자주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