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1인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로 고독사 매년 늘어남성이 여성보다 고독사 5배 많아… 20대선 자살이 59.5%
  • ▲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건이 지난해에만 36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0명 중 1명(1.0%)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특히 50대, 60대의 중장년층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뉴시스
    ▲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건이 지난해에만 3600건 넘게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0명 중 1명(1.0%)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특히 50대, 60대의 중장년층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뉴시스
    지난해 홀로 삶을 마감한 한국인이 370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50·60대 남성이 전체 고독사 인원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보건복지부는 17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는 법적으로 5년마다 실시하게 돼 있으나, 복지부는 2022년 첫 조사 이후 2년 만에 다시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고독사 예방조사연구센터가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고독사 예방법에 따르면 '고독사'는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병사 등으로 임종을 맞이한 경우를 칭한다. 2022년에는 고독사 사망자를 '홀로 사는 사람'에 한정했으나, 지난 2월 혼자 살지 않더라도 사회적 고립상태에서 생활해 왔던 사람까지 범위를 확대하는 쪽으로 법이 개정됐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망자는 35만2511명이다. 이 중 고독사로 인한 사망은 3661명으로 2022년 3559명보다 2.9% 증가했다. 인구 100명 중 1명(1.0%)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연도별로 보면 고독사 발생 건수는 2017년 2412건, 2018년 3048건, 2019년 2949건, 2020년 3279건, 2021년 3378건, 2022년 3559건, 지난해 3661건으로 2019년을 제외하고는 해마다 전년보다 고독사 발생이 늘고 있다. 연평균 고독사 증가율은 5.6%로 2022년 실태조사 기간인 2017~2021년 연평균 증가율 8.8%보다는 둔화했다.

    고독사 사망자 수가 증가한 데에는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1인 가구는 2021년 716만6000명, 2022년 750만2000명, 지난해 782만9000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지난해 1.04명으로 2021년(1.06명) 대비 줄었다.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는 2021년 1.06명, 2022년 0.95명, 지난해 1.04명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체 사망자 100명당 고독사 사망자 수가 감소한 것은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2022년 4월부터 시행하고 고독사 예방 조례 제정, 2022년 8월 39개 시군구 고독사 예방 시범 사업 착수, 지난해 5월 고독사 예방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한 고독사 예방 활동들의 누적 성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 고독사 사망자, 남성이 여성보다 5배 많아… 50~60대 남성이 전체의 53.9%

    성별은 남성이 여성보다 5배 이상 많았다. 지난해 성별이 확인된 고독사 사망자 3632명 중 남성은 3053명(84.1%), 여성은 579명(15.9%)이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1146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097명, 40대 502명, 70대 470명 순이었다.

    특히 50∼60대 남성이 전체의 53.9%를 차지했다. 이들의 비중은 2022년에도 54.1%에 달하는 등 50∼60대 중장년층 남성의 고독사 위험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고독사가 많이 발생한 장소는 주택(48.1%), 아파트(21.8%), 원룸·오피스텔(20.7%) 순이었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14.1%였다. 자살 사망 비중은 지난 2017년 16.5%에서 2021년에는 19.5%까지 오르다 다소 감소했다.

    단 어릴수록 고독사 사망자 중에서 자살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연령대별 자살 사망자 비중은 20대에게선 59.5%에 달했고 30대는 43.4%였다. 이어 40대 25.7%, 50대 14.1%, 60대 8.3%, 70대 5.9% 등 연령대가 높을수록 그 비중이 낮아졌다.

    젊은 연령층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서는 자살 예방정책과의 연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복지부는 해석했다.

    복지부는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고독사 예방에 있어 세대별로 달리 접근할 계획이다.

    20∼30대의 경우 전체 고독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크지 않지만, 자살 경향이 두드러진 점을 대책에 반영한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20∼30대가 고독사에 이르게 된 과정은 취업 실패나 실직 등에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에 일자리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 등을 연계하는 한편, 은둔·고립으로 나빠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 등도 함께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50∼60대 남성의 경우 이혼이나 사별한 사례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일상적 관계 회복을 독려하고,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는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할 방침이다.

    배형우 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50∼60대에게는 공동체 생활을 지원하고, 20∼30대는 정서적 지원, 70대 이상 어르신은 경제적 어려움을 살피는 등 세대별 특이점을 찾아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