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글로벌사업부문 독립·DB손보, 해외전략본부 신설내년도 조직개편서 새로 나타난 'AI' 전담 조직한화생명 3세 김동원 사장, 미래혁신사업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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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보험업계가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포화와 저출산·고령화로 '신 성장동력' 확보에 분주한 한 해를 예고했다. 올해 연말 인사에서 다수의 생명·손해보험사가 '해외사업'과 'AI(인공지능)' 관련 부서를 신설하며 글로벌·디지털화에 본격 나선다.

    ◇'한국은 좁다'… 해외진출 각축전 '동남아' 치열 경쟁 예고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달 초 글로벌사업총괄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분리해 격상시켰다. 독립적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해외 진출 사업 영역을 넘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영국, 싱가포르, 미국, 아랍에미리트 등 6개국에 법인을 보유한 삼성화재는 러시아와 중국에 각각 1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해외법인 누적수익(4117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6개 법인의 수익이 모두 늘었다.

    최근 싱가포르 재보험법인 '삼성리'에 1600억원의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대규모 자금 수혈은 본격적 글로벌 시장 공략에 앞선 포석으로 풀이된다. 삼성리는 삼성화재가 지분 전량을 출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내년에는 이 곳을 거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DB손해보험은 이달 1일 해외전략본부를 새로 만들었다. 해외전략파트와 해외관리파트에서 나눠하던 해외사업을 해외전략본부에서 진두지휘한다. 전략본부장은 DB손보 뉴욕지점장 출신 김남윤 담당을 선임했다.

    손보사 중 해외법인 실적 1위인 DB손보는 뉴욕, 캘리포니아, 하와이, 괌에 지점을 두고 있다. 미국을 위주로 현지 영업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DB손보의 해외법인 순이익은 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했다.

    일본법인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해상은 향후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는 지난 5월 금융감독원이 연 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추가 진출 시장으로 꼽았다. 현대해상은 중국과 미국에서도 영업을 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주택종합보험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보험연구원은 "국내 시장은 성장성과 확장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해외진출을 통한 신 성장동력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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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와 헬스케어 결합… 이제는 디지털이다

    삼성생명은 이달 6일 조직개편에서 기존 금융AI센터를 'AI센터'로 격상하고 사장 직속으로 배치했다. 신임 AI센터장으로는 삼성카드 마케팅본부장 출신 최정훈 부사장을 선임했다. AI 전문가인 최 부사장의 합류로 새 먹거리인 AI 부문 강화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삼성생명은 챗봇 등 간단한 AI 기술을 보험영업에서 활용하고 있다. 향후 AI 기반 보험가입심사 솔루션 모델 구축에 나서기 위해 벤처사와의 협업을 모색 중이다.

    2025년 조직개편에 나선 KB손해보험은 지난 26일 AI데이터분석파트와 헬스케어지원유닛(Unit)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미래 핵심사업 추진을 위한 전사 지원체계 강화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보험상품의 특성 상 AI 기술과 헬스케어 연구결과를 접목해 보험심사 뿐 아니라 고객의 신체능력 측정,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3세 경영' 한화생명… 국내 보험사 최초 글로벌 AI 센터 설립 주도

    글로벌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천명한 한화생명은 해외진출과 AI연구를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국내 보험사 중 가장 먼저 빅데이터 TF(태스크포스)를 꾸렸다. 2020년부터는 AI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올해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고객맞춤형 화법 생성 및 가상대화 훈련 솔루션'이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회사는 한화그룹의 금융계열사 AI연구의 구심점으로 이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AI센터 설립을 주도했다. 해외에 AI센터를 설립한 국내 보험사는 한화생명이 최초다. 이 AI센터에서는 AI와 헬스케어산업을 접목하는 연구와 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 디지털·금융·헬스케어를 넘나드는 연구를 하게 된다.
  • ▲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한화생명
    ▲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한화생명
    한화생명의 글로벌·AI 사업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사장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대표적 '3세대 경영인' 김 사장은 1985년생이다. 미국 예일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4년 한화생명 디지털팀장으로 입사해 디지털혁신실 상무, 해외총괄 겸 미래혁신총괄,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을 역임했다.

    한화생명은 김 사장 취임 당시 "김동원 사장은 향후 다양한 글로벌 사업 추진과 기존 해외 사업 관리체계 고도화 등을 통해 경쟁력 강화, 성과창출에 주도적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파이자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김 사장이 회사의 신 성장동력 확보에 톡톡히 기여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