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입점 업체 1월 대금 정산 지연 … 중소업체 피해 확산 가능성도제품 납품업체 모니터링 강화 …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 중단도 홈플러스 "법원 결정 따라 순차 지급 … 2월 대금은 정상 정산 예정"
  • ▲ 홈플러스 간판 ⓒ연합뉴스
    ▲ 홈플러스 간판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는 가운데 매장 내 입점한 일부 업체들이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홈플러스에서 나오는 정산금이 주요 수익원인 매장의 경우 연쇄적인 피해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A외식업체 관계자는 "지점과 유통점에 따라 지급 시점이 다르지만 월별 지급과 별개로 매일 정산금액을 유통점과 트래킹(추적)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어제부터 해당 정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홈플러스의 포스(POS) 대신 자사 포스를 사용하라는 안내를 각 지점에 전달했다"면서 "미정산 금액에 대해서는 법원의 가이드라인을 따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 내 여러 매장을 운영 중인 A외식업체는 이번 사태로 인해 추가 출점이나 리뉴얼 계획을 중단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전날 입금돼야 할 대금이 정산되지 않았다는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1월~2월 11일까지의 대금은 법원 결정에 따르며 2월 12일부터 2월 말까지의 대금은 3월 말 정상 지급될 예정"이라는 공지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홈플러스의 입점 계약 방식은 임대갑과 임대을로 구분된다. 임대갑은 단순히 매장을 임대하고 정액 임차료를 받는 방식이며 임대을은 상품 판매액에 비례해 정률 임차료를 받는 형태다.

    이번에 대금을 받지 못한 계약 방식은 '임대을'이다. 이들은 홈플러스의 유통 포스를 사용하며 홈플러스 측에서 수수료를 제한 후 매출 정산금을 매월 한 차례 지급받는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1월 사용분은 2월 말 지급 예정이었지만 연휴로 인해 3월 4일로 지급 일정이 조정됐다. 그러나 기업회생절차가 진행되면서 계좌가 막혀 지급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법원 결정에 따라 1월분은 순차적으로 대금이 지급될 예정이며 2월분도 이달 말 정상 지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로 제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 전국 126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수천 개의 업체와 거래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그간 대금 지급 과정에서도 문제가 없었다"며 "현재로서는 별도의 조치를 취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생활용품업계 관계자 역시 "회생절차 신청이 이제 막 이루어진 만큼 구체적인 조치는 없다"면서 "관련 부서에서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전날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피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됐지만 일반적인 상거래 채무는 전액 변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기업회생절차로 인해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이 D(디폴트)까지 강등되면서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 사용을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빕스와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CJ CGV, 신라면세점, 삼성물산 패션부문, 앰배서더호텔 등은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를 중단했다.

    채무 변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협력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상품권 사용을 제한한 것이다. 상품권은 원칙적으로 금융 채권이 아닌 상거래 채권에 해당해 전액 변제가 가능하지만 법원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특히 회생절차 과정에서는 급여, 세금, 임대료 등의 필수 채무가 우선적으로 변제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경우보다 상품권 대금 지급이 상당 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해당 계획안에는 흑자 전환 방안과 채무 변제 계획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채무 변제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채권 규모가 약 2조원 수준이지만 보유한 부동산 자산이 4조7000억원에 달하면서 채권자들과 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