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기준금리 4.25~4.5% 3연속 '동결'원·달러 환율, 1300원 후반대 등락, 다소 안정세韓연간 성장률 둔화 우려 … 금리 인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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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3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그동안 한은의 발목을 잡았던 환율이 최근 1300원대로 내려왔고 0%대 저성장을 늦추기 위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美연준, 기준금리 3연속 동결 … “불확실성 더 커져”미 연준은 지난 7일(현지시간)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했다. 이로써 연준은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3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높은 관세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 둔화, 실업률 증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가 인플레이션이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인 물가 수준 변화라는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고, 그 영향이 지속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이날 참석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이 결정됐다. 그러면서 연준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당분간 지표를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론을 재차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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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 ‘우세’ … 환율 다소 안정, 국내 경기 둔화 우려시장에서는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한은은 1500원대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과 가계 대출 증가세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발 관세 정책으로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내려오는 등 다소 안정세를 찾은 모습을 보였다.우리나라의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 한은이 국내 경기 둔화세를 고려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 실질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0.2%로 뒷걸음질쳤다.국내외 기관들은 이미 0%대 성장률을 예고하며 기존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은도 지난 2월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1.5%)에 대한 하향 조정을 예고했다. 여기에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수출 타격도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가계대출 증가세와 한미 금리차 확대는 한은의 금리 인하의 부담 요인이다. 금리 격차가 확대될 수록 환율 변동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4월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한 달간 4조원 넘게 늘었다.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증가했다.다만 금융당국은 4월 가계대출이 크게 늘었지만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4월 가계대출과 관련 “4월까지의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보면 연간목표치보다 상당 폭 낮은 수준”이라며 “3월 대비 많이 증가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이번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국과 미국 간의 기준금리 차이는 1.75%포인트로 유지됐다.영국 중앙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연 4.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중반 이후 네 번째 인하다. 트럼프 미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세계경제 성장에 대한 잠재적 충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 출장 중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는 성장률 발표에 따라 하방으로 내려가는 영향이 있으니 더 낮출 이유는 많은 상황"이라며 “기준금리를 내린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라,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에도 물가 안정과 국내경기 둔화 우려를 고려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영향으로 가계부채 증가한 점과 한미 금리차 확대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는 데 제약 요소가 될 수 있다”며 “그러나 환율이 1300원 후반대로 내려오며 다소 안정세를 찾았고 0%대 저성장세가 우려되면서 5월에는 한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의견이 시장에서 우세하다”고 말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와 있기 때문에 FOMC의 동결이 한국의 동결 가능성을 조금은 높일 수 있다"며 "내수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 정책을 좀 더 적극적으로 가져갈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