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시 실물화폐 없이 결제 가능수익성 악화 우려 커지는 카드사 … 수수료 인하 여파 여전취약차주 증가에 연체율도 상승 … 수익성 방어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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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가속화되며 지급결제 시장의 지형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업계에서는 직접적인 위협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카드사 입지가 축소되고 핵심 수익 모델인 수수료 수익이 '제로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시동 … 결제 판도 뒤흔드나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디지털자산 혁신 법안’ 내달 중 발의할 예정이다.해당 안은 스테이블코인을 '가치안정형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하고, 발행 인가 요건으로 자기자본 10억원 이상을 규정한 것을 골자로 한다.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나 특정 자산에 가치를 연동시켜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가상자산으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처럼 가격 급등락이 심한 기존 가상자산과 달리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치 저장 수단으로 설계됐다.달러 등 주요 화폐와 1대1로 연동돼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스테이블코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본격 도입되면 한국은행이 발행한 실물화폐 없이도 민간 발행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해진다.이에 따라 카드사나 결제대행사(PG), 벤사(VAN) 등 기존 중간 결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금융권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은 선불지갑과 같이 기본적인 결제·송금·외환이 가능하며 타 디지털자산과의 교환·거래 등 확장성에 유리하다"며 "플랫폼기업들은 이미 자사의 선불지갑 서비스 확장으로 결제시장에서 비중을 확장하고 있었는데 스테이블코인이 확산될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결제는 무력화, 이자는 부실 위험 … 흔들리는 카드사스테이블코인 도입이 본격화되면 카드업계의 결제 인프라 사업자로서의 역할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처럼 단말기 설치나 가맹 수수료 없이 결제가 가능해지면 카드사와 PG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카드업계는 정부 주도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기조 속에 수익성 하락 압박을 받아왔다. 특히 2012년 도입된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이후 영세·중소 가맹점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며 신용판매 중심의 전통적인 수익구조에서는 수익성을 창출하기 어려워졌다.본업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카드사들은 고금리 단기대출 상품을 확대하며 이자 수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실제로 올해 1월 말 4조3377억원이던 현금서비스 누계액은 3개월 만에 18조9434억원까지 급증했다. 이는 매달 약 5조원씩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원 이상 많은 증가폭을 기록했다.문제는 고금리 대출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나섰으나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카드사들의 1개월 이상 실질 연체율 단순평균은 1.93%에 달한다. KB국민·하나·비씨카드는 2%를 초과해 업계가 위험 수위로 보는 연체율 기준을 넘긴 상태다.이에 일각에서는 카드업계의 단기 수익성마저 방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결제 기반이 점차 약화되며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업계 관계자는 "아직 스테이블코인 결제 구조가 구체화되지 않은 만큼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카드사의 고유 영역인 신용 공여 기능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